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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자 ‘사모 ELS’ 붐 … 수익·위험 설계 맘대로

중앙일보 2012.03.09 00:00 경제 3면 지면보기
지난달 말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의 주요 고액 자산가들은 사모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떤 종목을 ELS의 기초자산으로 선택할지를 놓고서다. 업황이 괜찮고, 주가가 많이 빠지지 않을 종목을 골라야 ELS 투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투자자들은 오랜 고민 끝에 금호석유화학과 현대모비스를 기초자산으로 연 19.8%의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 ELS를 만들었다. 해당 종목의 주가가 가입 당시 주가의 80% 이상을 유지하면 수익이 나고, 55%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 보존되는 구조다.


지금 수퍼리치는

 미래에셋증권 변주열 WM강남파이낸스 센터장은 “증시는 많이 올랐고, 부동산은 시들한 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퍼리치들이 사모 ELS를 주목하고 있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 특성이 수퍼리치의 투자 성향과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수퍼리치를 중심으로 한 사모 ELS의 발행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사모 ELS 발행규모는 2009년 6조2250억원에서 지난해 19조7304억원으로 217%나 증가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사모 ELS는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위험과 수익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공모 ELS와 다르게 종목 선택 등의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공모상품의 틀에서 벗어나 투자대상은 물론 기대 수익률, 투자기간까지 ‘맞춤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수퍼리치에게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선호하는 ELS의 형태는 투자 성향에 따라 나뉜다. 보수적인 투자 성향의 수퍼리치는 ‘지수형’을 많이 찾는다. 코스피200지수·항셍지수(HSCEI)·S&P500 같은 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다.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낮고, 일반적으로 지수가 50% 넘게 하락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된다. 외환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만 만나지 않는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종목 고르는 ‘눈’을 가진 공격적인 수퍼리치는 ‘개별 종목형’ ELS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편이다. 지수가 아닌 개별 주식 한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지수형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은 더 크다. 변 센터장은 “사모 ELS는 개별 종목형이 많은 편”이라며 “외부 충격에 의해 시장이 폭락하면 많이 떨어진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해 발빠르게 ELS를 설정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상환 형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기 상환 기준이 낮아지는 스텝다운(Stepdown)형을 주로 선택하는데, 자신의 재무 구조에 따라 조기상환 조건을 세부적으로 조율한다.



 앞으로 사모 ELS는 수퍼리치 사이에서 투자의 대세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모 ELS투자에 나선 수퍼리치가 몇 차례 조기 상환을 경험하면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변 센터장은 “조기상환 물량이 다시 사모 ELS에 재투자되고 있고 입소문을 들은 신규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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