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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2억' 명동 업체, 한달 매출 얼마길래

중앙일보 2012.03.09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서울 명동 중심가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의 월세는 2억원에 육박한다.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명동 상가 임대료가 뛰고 있다. [김도훈 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에서 북쪽으로 곧게 뻗어 있는 거리는 국내 ‘패션 1번지’로 꼽히는 명동 메인 거리(2번가)다. 국내외 유명 의류업체 매장들이 꽉 들어차 있다. 요즘에는 한류 덕에 일본·중국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면서 밤늦게까지 주변 상가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일본·중국 관광객들 밤에도 북적

 몰리는 인파에 상가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상가 건물 주인들도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상가 임대료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때문이다.



 임대료 상승의 진원지는 메인 거리다. 상가정보업체와 상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메인 거리의 점포 임대료는 보증금 5억~20억원에 월세 6500만~2억원이다. 점포는 대개 132㎡(40평) 정도로 2~3개 층을 터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표준공시지가 조사에서 8년째 1위인 충무로1가 24-2번지(공시지가 3.3㎡당 2억1450만원)의 상가는 보증금 32억원이고 월세가 1억5000만원(2009년 계약 당시)이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이라는 화장품 회사가 5개 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메인 거리 중간쯤에 한 글로벌 스포츠의류 업체가 입점한 상가(약 132㎡, 3개 층 사용)는 보증금 25억원에 월세가 1억6000만원이다. 그 앞에 또 다른 스포츠의류 업체가 들어서 있는 상가(약 181㎡, 2개 층 사용)의 월세는 2억원(보증금 30억원)에 달한다. 상가정보업체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연구원은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중국 관광객이 밀려들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임대료가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2004년 말 6000만원이던 명동 중심 상권의 평균 월세가 현재 1억원으로 7년 새 70%가량 올랐다. 장사가 잘되자 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것이다.



 여기다 치열한 기업체들의 마케팅 경쟁도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SPA) 열풍이 불면서 명동이 SPA 격전지가 된 것이다. 이미 유니클로·자라와 같은 글로벌 SPA가 입점해 있고 올 들어서는 이랜드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명동에 대형 SPA 매장을 냈다. 이랜드 관계자는 “새로 만든 패션 브랜드를 알리기에 명동만 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임대료가 비싸도 그 이상의 효과를 본다고 말한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한 달 매출이 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후발주자여서 처음에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명동에 입점했지만 이제는 매출이 많이 올라 수익도 생긴다”고 말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브랜드 홍보는 물론 매출까지 올릴 수 있어 비싼 임대료에도 들어오려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이 전 임차인에게 주는 영업권리금도 ‘억’ 소리가 난다. 점포거래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이 지난해 서울 소재 점포 2만5326개의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명동(중구)의 평균 권리금은 1억3492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비싸다.



황정일·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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