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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경제모델 변화에 대비하자

중앙일보 2012.03.07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7.5%로 내린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어제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위안화의 환율변동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의 수출은 둔화되고, 내수는 커질 게 분명하다. 물론 지금까지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항상 목표성장률을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하향 조정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수출 중심-고도성장’의 중국식 경제모델이 ‘내수 확대-안정 성장’ 쪽으로 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29.8%, 해외 투자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이런 높은 의존도에 따라 중국의 경제 모델 변화는 한국에 일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의 경제성장률도 0.13%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와 있다. 중간재와 부품을 가져가 중국에서 생산한 뒤 제3국에 수출해온 기업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물론 중국의 내수 확대가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해선 안 된다. 중국의 신(新)소비시대에 맞춰 2단계 대중 전략을 잘 짜면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이어 소비재의 대중 수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에서 중국 특수(特需)를 가장 크게 누린 나라다. 하지만 기존의 중국 경제모델은 이미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최종 수요처인 미국과 유럽시장이 침체되고 중국의 임금수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경제환경 악화를 감안하면 중국이 내수를 키우는 안정성장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모델의 변화에 우리도 미리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만에 하나 중국 경제의 경착륙(硬着陸)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중국을 생산 및 수출 근거지로 삼았던 기존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 다른 이머징 국가들로 수출지역을 다변화하면서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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