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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아 판 ?신품?부터 중고까지 사고, 팔고, 물물교환

중앙일보 2012.03.06 04:28 6면 지면보기
중고명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면 싸고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 [조영회 기자]
불황을 모르는 명품 시장의 인기는 천안·아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예전보다 대중화된 명품 시장의 영향으로 중고 명품숍도 성업 중이다.


[우리 가게 최고] 천안 지역 중고 명품숍

 샤넬·루이비통·구찌와 같은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명품도 중고 명품숍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가격표도 떼지 않고 장롱 속에 고이 모셔 두었거나, 선물로 받았으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중고 명품 시장으로 나온 제품도 많다.



 중고 명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천안의 중고 명품숍을 찾아 브랜드별 시세와 실속 있는 구매방법을 알아봤다.



 “여성들이 명품 가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남자들이 고급차를 선호하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둘 다 비싸고 고급스러우며, 가장 큰 장점은 되팔 수 있다는 거죠.”



 천안시 불당동에 있는 중고 명품숍 ‘고이비토’ 한상훈(33) 대표의 말이다. 고이비토는 전국적인 중고 명품숍 체인으로 온·오프라인 판매를 함께 하고 있는 매장이다.



 깔끔하고 아늑한 조명아래 가지런하게 자리 잡은 제품들은 백화점 명품 매장을 연상케 한다. 샤넬을 중심으로 구찌·루이비통·버버리 등 명품 가방과 시계와 액세서리가 진열되어 있다.



중고 제품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갈한 제품들이 많다. 3년 전부터 중고 명품숍을 운영하고 있는 한씨는 “중고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며 "천안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루이비통’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에 루이비통 매장이 없어 원래 가격을 모르고 비싸다고 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기가 좋아 많이 팔렸던 제품들이 중고로 많이 나오는데 루이비통의 ‘티볼리’가 그 대표적인 예. 고이비토에서는 정가 210만원의 티볼리가 175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씨는 중고 명품숍에 가방을 내놓는 주 고객들이 ‘유행에 민감한 분’들이라고 말한다. “명품가방이 유행을 타지 않는 품목이긴 한데, 요즘은 브랜드마다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어 나오기 때문에 유행에 민감하신 분들은 싫증을 느껴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고 명품숍은 천안시 신부동에 위치하고 있는 ‘다빈럭스’. 이곳은 고객이 가져 온 명품을 직접 매입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계·반지·선글라스 등 명품 액세서리는 대부분 일본에서 직수입해 폴리싱(연마) 과정을 거쳐 판매되며 물물교환도 한다.



 다빈럭스의 정윤정 대표는 “중고 명품을 살 때 진품인지 아닌지의 구별이 가장 중요한 만큼 믿을 만한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전화로 물어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화상담이 가장 어렵다”며 “‘몇 번 안 들었다’거나 ‘몇 번 안 착용했다’는 기준이 모두 주관적이고 애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품 판매는 최종 판매자가 법적 책임을 물게 된다. 그만큼 신중하게 매입해야 하는데, 장물을 받았을 경우엔 영업정지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인 확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중고 명품의 시세는 연식·시중가·유행·상태(태닝, 얼룩, 마모감)·부속품(구매영수증, 더스트 백)유무로 결정된다. 중고 명품숍에서는 정가의 20~50%까지 할인 판매한다.



세일을 전혀 하지 않아 구매의 벽이 높은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은 중고 시세도 일정하게 유지된다. 연식이 오래된 제품은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없다.



 중고 명품이라고 해도 신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용 제품은 디자인이 유행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상태가 더욱 중요하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도 다양하다. 정씨는 “명품을 선호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요즘에는 10대 중고등학생들도 MCM의 지갑이나 백팩을 많이 찾는다”며 “20대는 루이비통·MCM을, 30~40대는 샤넬·루이비통·프라다·구찌를, 50~60대는 펜디·버버리 등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 상품이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을 사고 싶어 하는 손님들이 온다. 간혹 정품인지 의심하거나, 중고라고 찝찝해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에 만족하는 손님들이 많아 꾸준히 찾아 온다”고 덧붙였다.



 명품 구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A/S.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명품 수선을 하는 곳은 신세계 충청점 1층에 있는 ‘알라딘’이다. 알라딘 반치호(36) 대표는 “아이러니하게도 해외 명품은 수입해서 판매만 할 뿐 상품의 모든 A/S는 국내의 명품 전문 수선 숍으로 간다. 구매 영수증이 있어도 제조국까지 보내져 A/S를 받으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루이비통이나 구찌 전문 매장도 국내 수선 업체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명품 가방의 세탁과 마모된 모서리의 수선, 전체 가죽을 교체하는 정교한 작업도 일주일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조명옥 객원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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