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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턴 경에게 투자의 길을 묻다 ⑤ 펀드 선택의 기준

중앙일보 2012.03.06 04:00 Week& 7면 지면보기
한국에 설정된 공모펀드는 3200여 개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 선택의 폭이 넓은 장점이 있지만, 너무 다양해 투자 목표에 맞는 적합하고 믿을 만한 펀드를 고르기 어려운 단점도 따른다.


별 5개짜리 펀드가 최고? 일단 ‘5P 원칙’ 부터 따지세요

 일반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정보는 수익률이다. 과거에 높은 수익을 보인 펀드에 먼저 눈길이 간다. 이들 펀드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환상’과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이에 못 미치는 수익률로 실망한 경험이 몇번씩은 있을 것이다. 펀드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에서는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 그렇다면 펀드의 ‘과거’가 정의하는 것은 무엇일까?



 펀드 A와 B의 수익률을 비교해 더 좋은 성과를 보인 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자. 펀드 A가 과거 5년간 매년 연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B펀드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A펀드가 훨씬 믿을 만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기간을 좀 더 짧게 나눠 자세히 살펴보면, B펀드가 5년간 20개 분기 동안 A펀드보다 나은 수익을 기록하고, A펀드는 단지 몇 개 분기에만 B 펀드의 성과를 웃도는 수준이었을 수도 있다.



펀드에 대한 평점은 어떨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는 “펀드의 평점은 과거 수익에 대한 회고적, 또는 양적인 치수일 뿐이며 펀드의 미래 예측에 절대적인 확신을 줄 수 없다”고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이상적인 포트폴리오에 최상 등급의 펀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별 5개 중 2개짜리 등급 펀드라도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가장 적합한 펀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펀드의 평점, 또는 수상 기록과 같은 정보는 필요하지만, 현명한 투자를 위한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펀드를 선택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존 템플턴 경은 운용역(People)·운용철학(Philosophy)·투자과정(Process)·포트폴리오(Portfolio)·성과(Performance) 등 ‘5P’를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운용역·운용철학·투자과정 등 3P는 펀드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먼저 운용역(펀드매니저)이 얼마나 오랫동안 시장을 경험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해당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운용역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리고, 운용사는 확고한 운용 철학을 기본으로 다양한 시장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명확하게 제시된 운용사의 운용 철학을 이해하고, 실제로 운용에 반영되고 있는지도 평가해야 한다. 또 이 운용 철학이 투자자 자신의 투자 목표에 적절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다양한 지역·업종·종목에 대한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투자과정도 꼭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위험 관리 역량도 살펴야 한다.



 포트폴리오와 성과는 앞의 세 가지 P의 결과물이다. 3P를 모두 갖춘 펀드가 지역별·업종별·종목별로 적절히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근거로 펀드가 설정 당시 추구했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4P를 모두 파악한 다음, 마지막 단계에서 펀드의 평점이나 수상 내역 등 과거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즉 과거 수익률은 펀드를 선택하기 위한 척도 중 하나인 건 맞지만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안철민 프랭클린템플턴아카데미 투자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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