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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성적 뚝뚝 떨어질 때, 박현준은 돈 받았다

중앙일보 2012.03.06 00:00 종합 28면 지면보기
박현준
프로야구 LG 박현준(26)이 지난 2일 대구지검에 소환돼 경기 조작에 가담했던 사실을 상당 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 팬들은 경기 조작이 이뤄진 때가 8월이라는 점에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전반기 상위권을 달렸던 LG가 4위 밖으로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던 시점이 8월이었기 때문이다. 박현준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1회 첫 볼넷’을 내주고 300만원씩 총 600만원의 사례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두 차례 경기 조작” 진술
김성현과 함께 ‘활동 정지’ 징계

 박현준은 지난해 8월 총 네 차례 선발 등판했다. 그중 ‘1회 첫 볼넷’을 내준 경기는 2일 SK전과 7일 한화전이었다. 두 차례 ‘1회 첫 볼넷’을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는 건 이 두 경기를 두고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2일 SK전은 원정 팀 LG의 공격으로 시작했다. 1회 초 마운드에 선 SK 선발 글로버는 볼넷 없이 이닝을 마쳤다. 박현준은 1회 말 안타-희생번트-삼진-안타로 1실점한 뒤 2사 후 SK 박정권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 가운데 공 3개는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다. LG는 5-4로 이겨 공동 4위를 유지했다.



 박현준은 7일 잠실 한화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회 초 등판했기 때문에 ‘1회 첫 볼넷’을 내주기 쉬웠다. 한화 1번 타자 강동우에게 던진 초구가 파울이 되자 이후 네 개의 볼을 연달아 던졌다. 마지막 5구째 몸쪽 공이 볼넷 판정을 받자 박현준은 입을 크게 벌리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볼넷이 조작된 것이라면 그는 임무를 달성한 뒤 ‘표정연기’를 한 셈이다. 박현준은 1회 3점이나 내주며 패전(4-11) 투수가 됐다.



 7월까지 4위권에 있던 LG는 8월 3일 5위로 떨어진 이후 4강권에서 계속 멀어졌다. 시즌 초 이병규(38)·조인성(37)·박용택(33) 등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으로 선두권을 달렸던 LG는 8월 들어 동력을 잃고 급전직하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염원했던 LG 팬들은 팀 내 최다승(13승) 투수 박현준이 최대 승부처였던 지난해 8월 경기 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야구규약 144조 3항에 의거해 박현준과 구속된 김성현(23·LG)의 야구활동을 정지했다.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야구활동 정지’란 선수가 구단 소속의 신분은 유지한 채 훈련과 경기 참가를 금지하며 연봉을 받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야구활동 정지 징계는 처음이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에는 영구제명 조치가 불가피하다.



 이어 KBO는 경기 조작과 관련해 “야구팬과 국민에게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와 함께 수사 협조, 관련자 엄중 처벌, 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 등을 약속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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