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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으로 Step UP ⑥ 덕신건업

중앙일보 2012.03.06 00:00 경제 7면 지면보기
조인제 덕신건업 대표가 경남 양산의 필립모리스 생산시설 신축 현장에서 공기조화 시스템의 배관 시공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문건설업체 덕신건업의 조인제(58) 대표는 지난달 20일께 몽골로 3박4일간의 출장을 다녀왔다. 플랜트 공사 수주를 위해 영하 25도의 추운 날씨에 이틀 내내 사막지대를 달렸다. 그리고 귀국 후 하루 만에 다시 대만으로 출장을 떠났다. 빡빡한 일정에서 알 수 있듯 요즘 조 대표는 온통 ‘해외시장’만 생각하며 산다. 국내 건설 경기침체로 수주 물량이 계속 줄고 있어 해외진출만이 살 길이라 판단한 것이다.


“바보 5명이 천재 1명 이기자”며 직원들 독려

 덕신건업은 건물의 위생·난방시스템, 소방시설, 하수종말처리장 등의 설비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조 대표는 “건물에 물·공기 등을 공급하는 파이프를 설치하는 일이 전문”이라며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피가 돌게 하고 숨쉬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270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을 올렸다.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괌과 베트남·캄보디아에 법인을 두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3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덕신건업은 경남 진주에 본사가 있다. 현대건설에 다니던 조 대표는 1987년 회사를 나와 덕신건업을 차렸다. 그때 자본금은 친지에게 빌린 5000만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 덕신건업의 주요 고객은 삼성물산·GS건설·포스코·두산 등 국내 10대 건설업체다. 조 대표는 “경남에 있는 기업 중 1위, 전국 7000개 전문건설업체 중 상위 1%”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승승장구해온 듯 보이지만 부도 위기도 있었다. 외환위기 당시 주요 고객이던 지역 건설업체가 줄줄이 부도를 낸 탓이다. 덕신건업도 덩달아 50억원을 빚졌다. 직원들은 “그냥 부도를 내자”며 조 대표를 설득했다. 조 대표는 그런 직원들을 오히려 달랬다.



“몸만 가지고 시작했는데 다시 몸으로 시작하자고 말했죠. 나 혼자야 살겠지만 함께 있는 직원들 생각에 회사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35억원을 들여 지은 자재공장을 15억원에 팔았다. 부모님이 물려준 땅도 팔아 빚의 절반을 갚으며 재기를 꿈꿨다.



 위기는 조 대표에게 값비싼 교훈이 됐다. 지역 업체보다 대기업을 주요 거래처로 뚫기로 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조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2시에 차를 몰아 서울을 오가는 시절도 있었다. 공정하게 직원들을 대하기 위해 친인척을 들이지 않았다. “바보 5명이 모여서 천재 1명을 이기자”며 직원들도 독려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직원들의 월급과 복지수준을 ‘진주의 삼성’이라 불릴 정도로 끌어올렸다.



 조 대표는 “우리 일에서 ‘사람 장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배관 파이프를 설치하는 게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손재주 좋은 현장 기술자를 많이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덕신건업은 전국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무자를 직접 챙긴다. ‘덕신 노무자는 덕신 사람’이라는 게 조 대표의 철학이다. 그 덕에 덕신건업의 공사현장만 옮겨다니는 베테랑 기술자가 많다.



 조 대표는 “인천의 GS 영종 자이 아파트 단지처럼 2000가구 규모의 대형 공사도 우리가 도맡아 한다. 경쟁이 치열해 저가 수주를 많이 하지만 수주물량이 줄더라도 제값 받고 제대로 된 공사를 한다는 게 우리의 철칙”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매출의 절반을 해외시장에서 올리는 게 목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덕신건업 자문을 맡고 있는 김진홍 위원은 “현지법인을 통해 수주활동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해외건설협회 해외지부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마케팅을 확대하면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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