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리핀 관리형 단기 유학 다녀왔어요

중앙일보 2012.03.05 01:26
꾸준하게 감소세를 보이던 초·중·고 조기유학생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발표한 ‘2010학년도(2010년 3월∼2011년 2월) 초·중·고 유학생 출국 현황’에 따르면 조기유학생수는 1만8741명으로 2009학년도에 비해 623명(3.4%)이 늘어났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이 도입되고 영어 말하기·쓰기 교육이 강조되면서 학부모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필리핀 관리형 유학도 저렴한 비용과 개인별 1대 1 특화수업으로 영어 실력을 향상을 꾀하고 있다.


“1대1, 1대4 소규모 정예수업…SLEP<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이 보는 토플 주관 시험> 성적 28 → 53점 껑충”

매일 30개 어휘로 활용문장 만들어



 윤수정(15)·서빈 자매는 지난해 9월 제주도 한국국제학교(KIS)에 각각 7학년, 6학년 과정으로 나란히 입학했다. 자매가 영어로 진행되는 한국국제학교 선발과정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필리핀 단기유학이었다. 2009년 10월 말부터 6개월 과정을 함께 다녀왔다. 어머니 고윤희(42·서울 신내동)씨는 “영어학원을 오래 다녔지만 간단한 대답밖에 못하던 아이들이 필리핀 유학 후 영어로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필리핀 유학 전?후를 비교했다. 수정·서빈 자매의 첫 SLEP(토플 주관사가 실시하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을 위한 영어시험. 67점 만점) 점수는 28점이었다. 이 점수가 필리핀 단기 유학을 끝마친 6개월 뒤엔 각각 53, 52점으로 뛰어올랐다. 2010년 3월부터 9개월 동안 필리핀 유학과정을 다녀왔던 정다경(서울 삼육초 6)양도 SLEP 점수가 38점에서 53점으로 올랐다.



 이들은 “필리핀 관리형 유학에서 특화된 1대 1, 1대 4 소규모 그룹수업 덕분에 단기간에 빠르게 영어실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30개 이상씩 공부했던 어휘학습도 도움이 됐다. 어휘학습은 영어문장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어휘 당 3~4개 이상 활용문장을 함께 익힌다. 한 어휘를 익히면서 3번에 걸쳐 영어학습을 하는 셈이다. 필리핀에선 교육생들끼리 한국어 사용이 금지된다. 서빈양은 “어휘공부가 끝난 뒤에 친구들과 모여 배운 단어에 대해 영어로 대화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휘 뜻을 설명하기 위해 손짓?발짓을 다 쓰며 설명했는데,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다 보니 영어 사용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회상했다.



 일·주·월 단위로 평가가 이뤄지고 수준별 반 구성을 바꾸는 환경은 학생들 사이의 경쟁심을 유발해 학습동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정다경양은 “필리핀에선 하루 소화해야 하는 공부 양이 정해져 있다”며 “하루 10시간이 넘는 학습량이지만 1대 1 보충지도가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에 처음엔 힘들어도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렇게 일정량 이상 공부의 양을 꾸준히 소화하면서 몸에 배게 되는 자기주도적 공부습관도 필리핀 유학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세계 친구와 교류, 진학·진로에 도움



 매일 영어도서를 읽은 뒤 에세이를 쓰고, 발표·토론을 하는 수업은 학생들의 영어 글쓰기·말하기 실력을 배가시켰다. 윤수정양은 “에세이를 발표할 땐 영어 원어민 선생님이 발음·태도·자세까지 꼼꼼하게 지도해주며 교정해줬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배웠던 그대로 한국에 돌아와서도 따라 하며 복습하니까 국제학교 제출서류와 인터뷰도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필리핀 단기유학을 거쳐 필리핀 현지 사립학교에 진학한 사례도 있다. 김세현(13)양은 2010년 10월부터 단기유학 6개월 과정을 끝마친 뒤 필리핀 현지 사립학교 라쌀(La Salle)에 입학했다. 필리핀 단기유학이 해외학교 진학의 징검다리가 됐다. 김세현양은 “매일 에세이를 쓰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던 수업이 도움이 컸다”며 “현지 학교 진학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좋아했다.



 이들은 필리핀 유학에 대한 유의사항도 당부했다. 이들은 “필리핀 유학이 영어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진 않는다”며 “유학을 다녀온 뒤 영어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지연(대원외고 2)양은 필리핀 유학 후 유학동기들과 함께 영어토론모임을 만들었다. 중학교에 다닐 동안 매주 3~4시간씩 모여 영어 토론을 벌인 뒤 자기의견을 에세이로 정리했다. 유지연양은 “영어토론은 말하기?쓰기?읽기 능력을 모두 계발하는데 안성맞춤”이라며 “필리핀 유학을 다녀온 뒤 현지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영어토론을 꾸준히 한 결과 실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조언했다.



 올해 명덕외고에 입학한 변유진양도 초등 5학년 때 필리핀 유학을 다녀왔다. 변유진양은 필리핀 유학을 통해 한국홍보전문가라는 꿈을 갖게 됐다. 필리핀·미국·캐나다 강사들과 만나고, 필리핀 현지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진로·진학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변양은 외국어고 신입생 선발전형 때 자기소개서에 ‘필리핀 단기유학(외국인과의 만남, 꿈을 갖게 된 계기)→중학교에서 통·번역 봉사 활동→외국어고 입학→한국홍보전문가로 성장’이라는 진로·학업계획을 담아 제출했다. 변양은 필리핀 유학 후 영어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인과 교류를 넓히는 방법을 선택했다. 학기마다 청소년국제교류기관이 중계해주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미국?일본 청소년?대학생들을 집으로 초청했다. 변유진양은 “필리핀 유학 후 어떤 활동으로 학습내용을 이어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세계 각국 친구들과 교류하면 영어실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미래 진로·진학을 구상하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