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view &] 행운아만 채용한다는 토머스 누난

중앙일보 2012.03.05 00:28 경제 12면 지면보기
김홍선
안랩 대표이사
미국에서 정보보안 전문 벤처 ISS(Internet Security System)를 설립하고 IBM 부사장까지 지냈던 토머스 누난이 최근 우리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특별 강연을 했다. 벤처 성공 신화의 대표격인 그는 ISS를 세운 뒤부터 IBM에 매각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에너지 관리 전문 기업인 줄렉스(JouleX)를 창립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겪은 비즈니스와 개인적인 고뇌를 이야기했다.



 강연이 끝난 후 많은 질문이 나왔다. 그중 하나가 사람을 채용할 때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같이 일할 수 있는 품성을 갖추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어떤 학위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 한 가지, 나는 행운을 가진 사람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품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는데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는 게 의외였다. 재차 질문하니 돌아온 답은 “행운을 가진 사람은 조직에 큰 도움을 줄뿐 아니라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경험상 자기 스스로 행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결국은 행운을 쥐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시 말해 얼마나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행운이 따른다’는 낙천적인 생각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덕목이다. 모험을 안고 도전하는 벤처 기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자세를 가진 사람은 본인을 발전시킬 뿐 아니라 끊임없이 불확실한 문제에 도전해야 하는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바야흐로 혁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삶의 현장 곳곳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기술 혁신이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 변화가 자리 잡기까지 몇 세대가 걸렸다. 그러나 점차 그 속도가 빨라지더니 이제는 한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도 수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20대 초반에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열었던 스티브 잡스는 50대 초반에 스스로 만든 PC 시대를 업그레이드하는 포스트PC 시대를 열었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리라 예상된다. 향후 20~30년 사이에 과학기술은 우리 삶에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우리가 준비 중인 과학기술은 활발하게 실현될 것이다. 특정 기술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응용될 수도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연구개발(R&D)은 더욱 활기를 띠고, IT를 매개체로 자연과학과 공학기술은 역동적으로 융합될 것이다.



 물론 그러한 사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에 걱정의 목소리도 크다. 역기능적인 요소도 많을 것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이를 이용해서 큰돈을 벌거나 힘을 가지려는 범죄적 행위는 항상 있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과학기술을 통해 꾸준히 번영을 이룩해 왔다. 수명을 늘리고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의료 기술, 공간적 거리감을 줄여준 교통 기술, 정보 차별을 해소한 정보기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나 기업, 개인의 운명은 큰 차이를 보여 왔다.



 바라건대 누구나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꿈과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재만 바라보는 사람은 변화에 대한 거부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십상이지만, 미래를 품으면 자신에게 행운이 있다는 확신에 차 열정을 발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연구개발은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일이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도전 자체는 중요한 자산이다.



고민하고 몰입한 것에는 언젠가 보상이 따르게 마련이다. 행운을 믿는 사람의 땀과 열정이 미래 가치를 결정한다.



 최근 우리나라가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고령화 걱정도 많다. 고령화는 나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나이가 젊어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들어도 ‘세상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더욱이 사회 패러다임도 변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는 ‘잘 사는 미래’를 꿈꾸며 희생적인 노력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각 개인과 기업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야 좋은 사회가 된다. 그 비결은 창의력과 혁신 마인드를 문화와 산업 구조 속에 잘 녹여내는 것이다. 행운을 믿고 매진하는 도전 정신이 중요한 이유다.



김홍선 안랩 대표이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