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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한 줌에 사랑 한 줌, 도라지 차

중앙선데이 2012.03.03 18:06 260호 29면 지면보기
민간요법이라는 게 있다. 오랫동안 구전되어 내려온 치료 방법이다. 병원의 공식 처방은 아니지만 가끔 신통한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오랫동안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우리 집에서는 이런저런 민간요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효과가 꽤 있는 편이긴 했는데, 가끔 처방이 좀 이상한 것도 있었다. 20대 초반 잠시 허리가 좋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할머니께서 어디선가 지네 말린 가루를구해 오시더니 독한 소주에 담아 지네 술을 만드셨다. 매일 저녁 잠자기 전에 이 술을 맥주잔으로 한 잔 ‘원샷’으로 마시라는 처방을 내리셨다. 덕분에 석 달 동안 매일 술에 취한 채 잠이 들었다. 진짜로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젊어서 절로 회복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샌가 허리가 좋아지기는 했었다. 덕분에 위궤양이 생긴 것이 문제였지만.

나와 도라지: 주영욱 마크로밀 코리아 대표


유달리 추웠던 올겨울 둘째 아이가 밤마다 기침을 심하게 했다. 병원에서 약을 지어다 먹였는데도 별 차도가 없었다. 항생제가 들어간 감기약을 계속 먹이는 것도 불안해서 민간요법을 찾아보았다. 옛날에야 어렵게 수소문했겠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금방이다. 도라지 차가 기침에 아주 좋다는 정보를 얻었다. 도라지에 들어있는 사포닌을 포함한 성분들이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혀준다는 과학적인 분석 결과도 있었다.

말린 도라지를 구해서 감초와 함께 끓였다. 도라지만 끓이면 너무 쓴맛이 나기 때문에 감초를 함께 넣는 것이 좋고 효과를 배가시켜 준단다. 저녁마다 따뜻한 차로 한 잔씩 마시도록 했더니 다행히 얼마 가지 않아 기침이 멎었다. 기침이 어떻게 하면 멎을까 마음을 졸였는데 고맙게도 도라지가 해결해 줬다. 도라지의 꽃말은 ‘포근한 사랑, 영원한 사랑’이다. 역시 사랑으로 감싸안으면 아이들은 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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