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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건다, 정치성향 뭐냐 … 기업들 요즘 ‘SNS 스트레스’

중앙일보 2012.03.03 00:37 종합 17면 지면보기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기업들에 양날 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을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지만 뜻밖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 외국계 전자회사는 전체 공개 상태인 페이스북에 한 소비자가 집단소송을 걸겠다는 엄포를 놔 비상사태를 맞았다. 제품에 불만이 많았던 이 소비자는 해당 기업의 AS센터를 통해 교환을 약속받았음에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직접 해당 회사의 페이스북 계정에 불만을 올린 것이다.


이슈마다 입장 표명 요구에 당혹
임의로 지웠다간 문제될까봐
부정적인 글 지우지도 못해

 정치적 이슈와 관련한 질문도 늘고 있다. “대표이사의 정치적 성향은 어떠냐”고 묻거나,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 논쟁처럼 휘발성 강한 이슈가 있을 때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물어 담당자들을 당혹하게 하기도 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대표이사를 만나게 해달라” “기업 내부 자료를 보여달라”는 요구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사업 아이템이 있으니 자금을 대달라”고 하는 이도 있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의견을 기업 계정의 트위터에 올리고 이를 “리트윗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기업 계정 트위터는 팔로어 수가 최소 1만 명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 트위터의 영향력을 빌려 자신의 의견을 ‘뿌리고’ 싶어해서다.



 이 때문에 재계 10위권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29일 “SNS상에서 정치색 넘치는 사용자의 질의나 요구에는 아예 대응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기업 스스로 SNS를 잘못 사용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한 외국계 음료업체는 여러 개의 트윗 계정으로 제품 관련 소식을 연속적으로 뿌렸다가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또 한 명품 브랜드의 한국법인은 자사 페이스북 사이트 주소를 잘못 알려 빈축을 샀다. 광고회사인 이노션의 김범진 모바일비즈니스팀장은 “SNS와 관련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늘어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며 “부정적인 글이 올라와도 이를 임의로 삭제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고민하는 기업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SNS의 순기능이 빛을 발하는 분야도 있다. 재능기부처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경우다. SK텔레콤이 자사 트위터상에서 운영 중인 ‘트윗자키(TJ)’가 대표적이다. 트윗자키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디스크자키(DJ)처럼 다양한 주제를 두고 유명인이 직접 트위터상에서 다른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전 프로야구 선수인 양준혁씨 등이 이 회사의 트윗자키로 활동 중이다. SK텔레콤 박혜란 마케팅커뮤니케이션실장은 “이용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주면서 순기능은 극대화하고 역기능은 줄이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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