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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정보전도 미국에 의존해선 안 된다

중앙일보 2012.03.03 00:32 종합 33면 지면보기
한성주
전 공군 군수사령관
지난달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기존의 두 개 전쟁 동시 수행전략을 한 개 전쟁 수행전략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만일 중동에서 미군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게 될 경우 한국군과 주한미군 최소 전력만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2015년 12월 1일 전시작전권 환수를 눈앞에 둔 채 ‘조·중(북한과 중국)동맹’의 군사력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는 안보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2010년 천안함 폭침 도발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끝까지 두둔해 도발국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조치를 불가능하게 했던 중국과 제3의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 실험, 국지전 도발 등의 크고 작은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북한에 대한 중대한 억제책이 약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국방예산은 3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53% 수준으로 전년도(2.7%)보다 비율이 줄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2011 군사균형(Military Balance)’에서 발표한 전 세계 15개 주요 분쟁 및 대치국의 평균 국방비가 GDP의 4.73%인 것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은 국방비가 GDP의 3~4% 수준은 돼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과정에서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기에 맞춰 우리 군 전쟁수행의 핵심수단 중 하나로 도입하려던 고고도(高高度) 무인정찰기(UAV) 획득사업이 백지화됐다. 애초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이 대북 감시임무에 활용하고 있는 U-2 고공정찰기를 2015년께 퇴역시키고 이를 대신해 글로벌 호크를 배치할 계획이었다. 글로벌 호크는 U-2보다 체공시간이 길고 작전반경도 넓어 대북감시 활동에 더 적합하다. 하지만 미 정부가 10년간 약 5000억 달러(약 560조원)의 국방예산 삭감을 결정하면서 고가 첨단무기의 도입이 미뤄졌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다. 장거리 정밀 공격무기가 발달하면서 먼저 보고 먼저 행동하는 측이 이기게 되는 전쟁 양상을 뜻한다. 이러한 정보전의 관점에서 2015년 전작권을 환수한 이후에도 고고도 정찰정보를 미군 U-2기에 의존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반쪽짜리 환수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평시에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긴요한 사태가 발생해 적진 깊숙이 정밀정찰이 요구될 때 미군 정보전력을 빌려서 운용하려면 실기(失機)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중고도 무인기는 성능상 현저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로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우리의 고고도 정보전력을 획득해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성주 전 공군 군수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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