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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독 설탕으로 원주민 몰살 … 개발 탐욕 앞에 울고있는 아마존

중앙일보 2012.03.03 00:19 종합 22면 지면보기
아마존 최후의 부족

몬테 릴 지음

정희성 옮김, 아카이브

416쪽, 1만9000원




1930년대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희한한 모녀(母女)를 구조했다. 사생아로 태어난 여자아이(이사벨)가 다락방 생활만 6년 했던 것이다. 유일한 상대는 엄마.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청각장애자였다. 말은커녕 연신 빽빽대던 이사벨은 귀와 뇌가 손상됐을 걸로 추정됐다. 오 노! 발견 2개월, 이사벨은 문장을 엮어가기 시작했다.



 발견 2년 뒤 같은 또래의 언어능력과 IQ를 되찾는 기적을 만들었지만, 이 책을 보니 느낌이 달라진다. 아마존 지역엔 50개 원시부족이 있을 걸로 추정되는데, 통틀어 5명 내외가 전부인 부족이 적지 않다. 이 책의 ‘고립된 인디언’처럼 딱 한 명 생존한 케이스도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아마존 인디언 상당수는 “사회적 교류 없이 진공상태에서 살아가는”(286쪽) 존재다. 생물학적 번식 자체가 불가능하다. 얼마 전 MBC-TV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 등장했던 부족은 세력이 크고 인구도 많은 경우였으리라. 지금 모든 원시부족 숫자는 50~60만 명이다.



 신간에 따르면 500년 전 포르투갈이 신대륙을 발견하던 당시 인구 1000만 명에 달했다. 영화 ‘미션’에서 보이듯 정복에 쫓기고 개발 붐으로 털려온 게 그들의 역사이다. 아마존 심장부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파괴와 약탈, 그리고 쫓고 쫓기는 드라마가 이 책이다. 이런 게임이다.



 벌목업자가 밀림을 개발하려면, 예정지 안에 원주민이 없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탐욕의 끝을 달리는 업자들은 독 묻힌 설탕을 선물해 주민 몰살을 유도했다. 고무 채취업자가 1950년대 실제 그렇게 했다. 일부 업자들은 원주민의 재산과 토지를 강탈한 뒤 숨겨둔 금을 달라며 고문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연신 흔들린다. 그 사이 지구 산소의 20%를 책임지는 ‘지구의 허파’는 ‘녹색 지옥’으로 변하는 중인데, 환경만큼 인간이 문제이다. 지구촌 원시부족의 절반이 여기서 산다. 그걸 다룬 신간은 아마존 약탈사이자, 스릴 넘치는 휴먼스토리다. 그래서 고급 논픽션이다.



 고립된 인디언 발견 소식에 그를 지키려는 학자 그룹이 속속 모이고, 화살 하나 달랑 쥔 그들은 더 깊은 숲 속에 숨어든다. 추적의 모험, 그리고 뜻밖의 충돌…. 저자(전 워싱턴포스트 특파원)는 원주민에 대한 심정적 지지자이다. 확실히 영미권 도서가 논픽션에 강한데, 그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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