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테니스 엘보 환자 70%가 주부

중앙일보 2012.02.28 12:25
테니스 엘보 통증은 주방기구조차 들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하루 5분, 테니스 공 쥐었다 폈다 하면 갑작스런 팔꿈치 통증 예방

‘테니스 엘보’란 팔과 손목에 무리한 힘이 주어져 팔꿈치 관절 주위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테니스의 백핸드 스트로크 동작을 과하게 취할 때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요즘엔 ‘주부 엘보’ 또는 ‘며느리엘보’라 부르는 게 더 맞겠다. 가사일과 직장일을 병행하는 30~50대 주부들 사이에서 가히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손목을 사용해야 하는 컴퓨터 업무에 귀가 후 무리한 집안일까지. 갑작스런 팔꿈치 통증에 후라이팬 조차 들기 힘든 주부들을 위해 테니스 엘보의 예방과 해결법을 알아봤다.



테니스 엘보의 대표적 증상은 팔꿈치 통증



 테니스 엘보의 정식 의학 명칭은 ‘상완골 외상과염’이다. 팔꿈치의 외상과(팔꿈치의 안쪽과 바깥쪽에 튀어나온 뼈)에는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힘줄들이 많이 붙어 있다. 하지만 팔 관절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이 힘줄에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팔꿈치에 혈액 공급이 원활치 않게 되고 힘줄이 약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조그만 움직임에도 힘줄에 무리가 가해져 통증이 쉽게 느껴진다.



 주부들은 김치통, 주방기구와 같이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데다 손목을 비트는 손빨래를 반복하니 그 발생 빈도가 잦을 수밖에 없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실제 테니스 부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고작 2%에 지나지 않는다”며 “전체 테니스 엘보 환자 가운데 70% 이상이 주부 환자”라고 말했다. 한도병원 정형외과 최덕신 과장 역시 “테니스 엘보로 정형외과를 찾는 중년 여성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다”며 테니스 엘보가 이미 주부들의 질병으로 굳어졌음을 설명했다.



 테니스 엘보는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그대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칫솔 하나 들지 못할 정도로 일상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초기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테니스 엘보의 가장 대표적 증상은 팔꿈치통증이다. 통증은 힘줄을 사용하는 동작, 즉 손목을 뒤로 젖히는 동작에서 유발된다. 혹시 테니스 엘보가 의심된다면 자가진단을 해보자. 팔을 앞으로 쭉 펴고 손가락에 힘을 준 상태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아래로 누를 때 팔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테니스 엘보일 수 있다. 손등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주먹을 쥐고 손등을 위로 힘껏 젖힐 때 팔꿈치 바깥쪽으로 통증이 일어나도 마찬가지다. 위와 같은 자가진단을 통해 증상이 의심되면 하루 빨리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병원에 방문하면 소염제와 같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면 스테로이드 주사로 통증을 호전 시킬 수도 있지만 인대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 자가 혈액주사(PRP), 보톨리눔 독소 주사, 고농도 포도당주사(프로로써라피), 침술이 근래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신뢰할 만한 임상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 흠이다. 위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대부분 상태가 나아지지만 약 6개월 정도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 수술과 같은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써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질환이기에 평소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으로 뭉친 근육과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최선이다.



 테니스 엘보에 관한 진리는 ‘팔을 쓰지 않으면 낫는다’이지만 주부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다. 이 때는 ‘팔을 사용하지 않는다’ 보단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환경이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한도병원 최 과장은 “물건을 들 때 손목을 뒤로 젖히는 근육을 사용하지 말고 손바닥 쪽으로 굽혀주는 근육을 사용하라”고 권한다. 손바닥이 자신의 몸 쪽으로 향하도록 한 상태로 물건을 드는 것이다. 정동병원 김 원장은 “평소에 손가락, 손목의 근육과 힘줄이 단련되도록 테니스 공처럼 둥글고 손바닥으로 감싸 쥘 수 있는 물건을 손에 쥐라”고 말한다. 이런 물건을 세게 잡았다 폈다 하루 5분 이상 반복해주면 테니스 엘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도움말=한도병원 정형외과 최덕신 과장, 관절·척추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중앙포토>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