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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대상 범죄 뿌리 뽑기 나선 천안 경찰

중앙일보 2012.02.28 04: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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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미순(70·가명)할머니는 지난해 7월 건강기능식품 업체에 속아 봉변을 당했다. 제품 판매활동을 하지 않아도 3개월 이내에 7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된 것. 김미순 할머니를 속인 일당은 건강기능식품 1세트(39만6000원·원가 5만5000~7만5000원)를 구입하면 다른 사람에게 제품을 소개하거나 투자유치를 하지 않아도 후순위 투자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1구좌당 10만원씩 적립돼 3개월이면 70만원 이상이 지급된다고 속였다.

‘1경 1노’ 노인 지킴이 배치 …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도



#2 이옥심(81·가명)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에서 공연이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갔다가 낭패를 봤다. 사회자와 강사, 공연팀까지 그럴싸하게 꾸며진 공연장에서 공연을 본 뒤 중풍·당뇨·혈압·치매 등 모든 질병을 낳게 한다는 50만원 상당의 만병통치약을 사게 된 것. 다행히 잠복 중인 경찰이 현장을 급습해 일당을 검거하고 증거물로 만병통치약 141박스(8500만원 상당)를 압수했지만 이옥심 할머니는 한동안 얼떨떨하기만 했다.



#3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모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최희경(91·가명)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50대 가량의 남자가 찾아와 자신을 동사무소에서 나온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한 뒤 신분증을 요구했다. "복지단체에서 후원 받은 생계비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러나 이를 수상히 여긴 최희경 할머니는 곧바로 관리사무소에 신고했고 다행히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최근 노인 인구 증가와 맞물려 전화금융사기, 농촌마을 빈집털이, 건강보조식품·의료기 판매 사기 등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령으로 인해 사리 분별이 취약한 농촌지역 60대 중반에서 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노인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노인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천안시 노인 인구를 보면 지난 2009년 4만2357명(65세 이상 기준)에서 2011년에는 3699명 증가한 4만605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늘어나는 노인 인구가 읍·면 지역에 집중돼 있어 도시 지역 노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 노인들이 각종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이처럼 매년 노인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자 천안 동남·서북 경찰서에서는 최근 잇따라 노인 안전 대책을 내놓고 있다. 동남 경찰서는 노인 대상 범죄예방을 위해 ‘1경 1노’ 결연으로 담당 경찰관과 독거노인이 수시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경찰과 함께 기념 촬영한 사진을 독거노인 집에 게시해 사기범에게 지역경찰의 특별순찰 구역임을 알리는 안전지킴이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서북 경찰서 역시 관내 293개 노인정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건강보조식품·의료기 판매사기 등 각종 범죄 예방과 교통사고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랑의 라디오·노인전용 홍보명함·휴대용 안마기·효자손 등 홍보품을 배포하고 있다.



 동남경찰서 이충호 서장은 “농촌지역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노인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고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노인 대상 범죄피해 예방을 위해 홍보활동과 범죄첩보 수집활동을 강화하고 노인 눈높이에 맞는 사례중심의 동영상 교재를 개발해 노인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북경찰서 이종욱 서장은 “최근 노인안전 확보와 복지증진을 위해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각 기관별 상호지원·협력을 통해 노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소를 철저히 제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인 교통 안전을 위해 과속방지턱과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국도와 주요 도로변 등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은 마을은 우선적으로 교통안전시설을 개선하는 등 지자체와 관련기관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최진섭 기자



◆1경1노=교통사고나 범죄피해를 당하기 쉬운 노약자에 대한 보호활동을 강화하고 증가하는 노인관련 피해를 사전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최근 전국 각 지역의 경찰서를 중심으로 지구대와 파출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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