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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연금 3종 세트’ … 공무원은 인플레 대비 물가연동국채 관심둬야

중앙일보 2012.02.28 03:20 Week& 2면 지면보기
‘어리석은 자의 노년은 겨울이지만 현자(賢者)의 노년은 황금기다’. 탈무드에 나오는 명언이다. 장수가 축복이 아닌 재앙이라는 이른바 ‘100세 시대’에 현자는 바로 야무지게 은퇴 준비를 한 사람을 뜻한다. 명언에서처럼 ‘겨울’이 아닌 ‘황금기’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은퇴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현재의 삶이 힘겨운 요즘 세대들에겐 노후 준비가 그리 녹록지 않다.


‘100세 시대’ 직업별로 알아본 베이비부머 은퇴 솔루션

아버지 세대처럼 30~40대에 돈을 모아 50~60대에 관리하는 식의 은퇴 준비도 들어맞지 않는다. 이젠 각자의 경제 여건에 맞게 투자 시점과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맞춤형 은퇴 설계’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중앙일보 ‘money&’ 섹션이 은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100세까지 편안한 노후를 마련할 수 있는 ‘은퇴 준비 솔루션’을 직업별로 정리해 봤다. 무엇보다 ‘은퇴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노후 준비 기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이한목소리로 충고하는 은퇴의 제1 원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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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자영업자



연금 3개 다 들면 평균 152만원 수령 …자영업자는 국민연금부터 가입해야




직장인 은퇴 준비의 기본은 연금 ‘3종 세트’라 불리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이런 ‘3종 세트’를 갖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받을 수 있는 예상 수급액은 152만6000원으로, 1종이나 2종만 가입했을 때에 비해 크게 늘어난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데다 사망 시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하지만 최소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금액만 나온다. 국민연금의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는 게 회사에서 굴려주는 퇴직연금이다. 55세 이상이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는 ‘마의 10년’(56세~65세)에도 대비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정해진 금액을 받는 ‘확정급여형’(DB형)과 운용 성과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퇴직하기 직전 평균 소득에 근무연수를 곱해 퇴직급여가 결정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임금 상승률이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면 DB형을, 그 반대라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노후 재테크의 완성은 개인이 스스로 가입하는 개인연금 상품이다. 크게 ‘세제 적격 상품’(연금저축)과 ‘세제 비적격 상품’이 있다. 연금저축은 연간 400만원 한도로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0년 이상 납입해야 하고 만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지급받아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변액연금·즉시연금 같은 세제 비적격 상품은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이자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팀장은 “우선 소득공제 한도만큼 연금저축에 가입한 뒤, 그 이상의 여유자금으로 세제 비적격 상품에 가입하면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늘 은퇴 고민을 가슴에 안고 산다. 퇴직연금은 아예 없는 데다, 당장 나가는 돈을 줄이기 위해 국민연금·개인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은퇴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노후에 빈털터리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김 팀장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라면 먼저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본인의 종신보험은 물론, 가족 의료비 지원 등이 가능한 생명보험에도 가입해 가족의 안정까지 챙기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금 생활자



‘물가상승률 + α’ 노리는 적극적인 자산운용 바람직




선생님이나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연금생활자는 은퇴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일반 직장인에 비해 훨씬 후한 연금을 살아 있는 내내 꼬박꼬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공무원·사학연금 제도가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뀌면서 30~40대 선생님·공무원의 연금 혜택은 예전보다 줄었다. 또 은퇴 후만 바라보기엔 근속 기간 중 받는 월급이 일반 직장인에 비해 적은 편인 데다 보너스도 기대할 수 없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나대투증권 퇴직연금부 이영 부부장은 “은퇴 캐시플로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축적한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연금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연금 외에 개인연금 상품 등을 추가로 준비해 둔다면 훨씬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은퇴 해법으로 좀 더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권한다. 공무원·선생님 등은 직무 성향상 원금 보존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데, 은행 상품에서 벗어나 ‘물가상승률+α’를 노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가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나 10년 만기 장기 채권, 원금 보장형 ELS 등이 대표적이다. 좀 더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요량이라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안정적인 배당주·공모주 펀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은퇴 후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상황이라면 주택도 군살을 빼는 것이 재무적인 안정성을 기하는 데 유리하다. 평수를 줄이거나 집값이 비싼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전하면 주거비와 보유세 같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한편, 은퇴 이후 재투자 재원을 늘려 보다 풍요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다.



운동선수·연예인



목돈 만지지만 노후준비 가장 미흡 …연봉 떼어내 은퇴 금융상품 들어야




프로 축구선수 A씨는 연 수입 3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다.



많이 버는 만큼 씀씀이도 화끈하다. 자신은 억대의 외제 승용차, 부인은 고급 대형 세단을 몰고 다닌다. 친척·친구들의 금전적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는 편이다.



 그런 A씨가 요즘 고민이 생겼다. 선수생활이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는 ‘돈 걱정’이 태산이다. 선수생활을 접고 구단에서 프런트(사무직원)로 일하려니 받는 월급은 현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선배들이 선수생활을 마치고 사업에 나섰다 실패한 경우를 자주 접한 탓에 일을 벌이기도 부담스럽다.



 A씨와 같은 운동선수나 연예인은 대표적인 고소득 계층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노후 대비는 가장 미흡한 직업군에 속한다는 게 은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증권 한정 연구위원은 “연예인·운동선수는 단기간에 많은 돈을 만지지만 돈 버는 시기를 지나면 들어오는 수입이 제로에 가깝다”며 “소득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때 철저하게 은퇴설계를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목돈을 미래의 ‘캐시플로’(현금흐름)로 바꾸는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 자산별로 만기를 조절해 월급을 받는 것처럼 매월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게끔 자산 설계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목적별로 자금을 분리해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컨대 연봉의 일정 비율은 무조건 따로 떼어 노후 대비용으로 활용하고, 다른 일부는 노후 전까지의 생활비나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임의가입 제도를 이용해 국민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의가입은 국민연금 가입의무가 면제된 전업주부·학생 등에게도 본인이 원하면 국민연금 가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은퇴 준비 제 1순위는 대출금 상환 …즉시연금 들어 고정 생활비 마련을




소득이 많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은 은퇴 대비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각종 설비 도입, 사무실 마련 등을 위해 빌려 쓴 돈이 많은 데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미래가 점점 불투명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의 경우 대형 병원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아니면 별도의 퇴직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스스로 은퇴 설계를 해야 한다.



 미래에셋 은퇴교육센터 김동엽 센터장은 “전문직은 이미 생활비 규모가 커져 있는 상태라 줄이기 쉽지 않다”며 “은퇴 이후 구체적인 자금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돈을 모으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 “전문직은 투자에 공을 들일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투자 포트폴리오가 부동산·예금 등 한 곳에 쏠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은퇴를 위해서는 대출금 갚는 게 1순위다. 전문직은 예·적금을 모아 빚을 갚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손해다. 설사 금리가 같다고 해도 이자소득세 등을 떼고 나면 대출금리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대출 원금을 최대한 줄이는 게 이득이다.



 상속도 신경써야 한다. 가장의 사망은 어느 가계에나 큰 타격이지만, 수입 의존도를 감안하면 전문직의 강도가 더 세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회사들은 이에 대비해 유가족의 생활비나 상속 재원 마련은 물론 은퇴 자금까지 준비할 수 있는 종신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장기 연금과 제2금융권 상품 등도 노후 대비용으로 추천한다. 목돈을 월이자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즉시 연금에 투자해 매월 고정적인 생활비를 받는 식으로 안정적인 소득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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