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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턴 경에게 투자의 길을 묻다 ④ 자산배분의 예술

중앙일보 2012.02.28 03:20 Week& 7면 지면보기
자산배분이란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 투자 목표 및 기간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두 가지 이상의 자산 간 비중을 조정해 위험 대비 수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투자전략’이다. 정의 자체만으로도 벌써 머리가 아프다. 그렇지만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자료에서 자산배분이 미치는 영향은 9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목 선택과 마켓 타이밍의 영향력은 각각 4%와 2%에 불과했다.


±5% 수익 나면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자산배분의 힘에 대해 아직까지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한국가계의 전체 자산 중 금융자산 비율은 21%에 그친다. 미국(64%)·일본(59%)·영국(45%)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금융자산 자체를 놓고 봐도 현금과 예금에 대한 의존도가 47%나 된다. 지역별로는 중국이나 이머징 마켓에 편중돼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총 자산 35조원 중, 중국 펀드는 전체의 42%에 달하는 약 15조원을 차지했다. 브릭스(BRICs) 펀드 규모도 전체의 11%다. 반면 선진국 투자 비중은 4%에 그친다.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자산배분 전략을 써야 한다. 그러려면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투자 목표를 정확히 세워야 한다. 노후 대비를 위해 장기적·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것인지, 주택 구입 등 목돈 마련을 위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손실 감내 수준에 따라 위험 선호도가 달라진다.



 둘째, 목표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담을 자산을 검토해야 한다.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손실 위험을 줄이고 수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중국·이머징 마켓은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런 식으로 투자한다면 이들 국가나 지역에 유리한 시장상황에서는 큰 수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엔 엄청난 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선진국이나 프런티어 마켓 등 상관관계가 낮은 지역을 포함해 위험을 낮춰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양한 국가나 자산을 섞는 ‘분할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실제 사례를 보자. 미국의 두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퇴직연금에 포함될 펀드를 제시했다. TWA라는 항공사에서는 주식형 펀드 5개와 채권형 펀드 1개를, 캘리포니아 교직원들에게는 주식형 1개와 채권형 4개를 보여줬다. 그 결과 TWA 직원들은 주식형에 평균 75%를 투자한 반면, 캘리포니아 교직원들은 평균 34%만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 단순히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자산 배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끝으로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을 통해 목표에 맞는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투자 시작 시점에 정한 수익률이 되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5%의 수익을 거뒀다면, 그 시기 시장 상황에 맞춰 주식과 채권 또는 국가별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아니면 자산 간 비중에 중점을 둘 수 있다. 투자 초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반반인 포트폴리오였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 비중에는 변화가 생겼을 것이다. 일정 기간 후 가격이 올라 비중이 늘어난 자산은 팔고, 값싸진 자산은 사서 다시 비중을 1대1로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아예 혼합형 펀드나 자산배분형 펀드 등으로 자산배분을 할 수도 있다. 운용사와 상품을 따져보고 선택한다면 투자 목표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철민 프랭클린템플턴아카데미 투자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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