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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밥그릇 늘리기 담합 … 19대 의원수 300명으로

중앙일보 2012.02.28 02:02 종합 1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경상남도 남해-하동)이 2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장에 들어와 선거구 통폐합 반대를 주장하며 고함을 치고 집기를 집어던지려다 경위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여야의 선거구 획정 작업이 결국 ‘밥그릇 늘리기’로 끝났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정치개혁 차원에서 선거구를 조정한다며 지루한 공방을 벌였으나, 결과적으론 의석을 더 늘리고 만 것이다.



 국회 본회의는 27일 19대 총선에 한해 전체 의석을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지난 21일 선관위가 제시한 중재안대로다. 개정안에 따라 4·11 총선에선 3곳의 지역구가 늘어나는 대신, 영·호남에선 지역구 한 곳이 각각 없어진다.



 새롭게 늘어나는 곳은 세종특별자치시와 경기 파주(갑·을 분구), 강원 원주(갑·을 분구)다. 사라질 지역구는 경남 남해-하동군(새누리당 여상규 의원), 전남 담양-곡성-구례군(민주통합당 김효석 의원)이다. 이곳은 ▶경남 사천-남해-하동 ▶전남 함평-영광-장성-담양 ▶전남 순천-곡성 ▶전남 광양-구례로 각각 흡수된다.



 지역구를 잃은 여 의원은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장에서 “이렇게 줄이는 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며 저지에 나섰지만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갔다. 김 의원은 일찌감치 서울 강서을로 출마 지역을 옮긴 상태다. 결과적으로 3개 선거구가 늘고 2개 선거구가 줄어 지역구는 18대 245개에서 19대 246개로 늘어났다.



비례대표 의원수는 현행 54명을 유지해 국회의원 정수는 299명에서 300명이 됐다. 이로써 지난 16대 총선(273명)부터 국회의원 수는 꾸준히 늘게 됐다.



 최근 여야가 의원 수를 감축한 사례는 2000년 16대 총선 직전 외환위기(IMF)로 인한 국민 고통분담 차원에서 299석에서 273석으로 줄인 게 유일하다. 직후인 17대 총선에서 이를 299명으로 원상회복시킨 데 이어 18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을 2곳 늘리면서 비례대표를 2곳 줄였다. 이번에 또 전체 의석을 하나 늘렸으니 ‘밥그릇 늘리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역구 의석을 줄인 방식도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여야 간사의 합의에 따라 각각 자신의 텃밭인 영남 1석과 호남 1석을 내놨다. 원래는 전체 선거구 중 인구 하한에 못 미치는 곳을 택해야 하지만, 영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곳과 호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을 ‘안배’한 것이다. 익명을 원한 한 의원은 “(선거구를) 여기저기 떼다 붙여 누더기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9대 총선에 한해 의석을 300명으로 늘리는 중재안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었다. 새누리당은 영·호남 1석씩과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자고 주장한 데 비해, 민주통합당은 의석수 비례에 따라 영남 2석, 호남 1석을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통합당은 27일 오전까지 “의석을 늘릴 수 없다”며 연막작전을 폈지만 결국 중재안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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