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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을 원하는 남성들

중앙일보 2012.02.28 01:58
#대기업 부장인 최모(50)씨는 최근 피부과를 찾았다. “임원으로의 승진이냐, 명예퇴직이냐의 기로에 서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는 그는 “능력있고 어린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데, 피곤하고 늙어 보이는 외모가 ‘살아남는 데’ 부정적 영향을 줄 것 같아 시술을 받기로 결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점과 검버섯을 제거하고 피부 탄력을 높이는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여성보다 햇빛 노출 3.6배 많죠, 자외선 차단제부터 챙기세요

#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규(41)씨는 지난해 말부터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바르고 있다. 영업을 위해 술자리에 자주 참석하고, 주말에는 골프 모임까지 빠짐없이 나가다 보니 어느새 얼굴 피부가 늘어지고 모공이 커졌다. 피부톤 또한 검고 칙칙해졌다. 늘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경쟁이 심한 시장이어서, 일 처리 능력과 함께 좋은 이미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로 하진 않지만 활력 있고 젊어 보이는 얼굴로 응대해야 상대업체에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 못지 않게 ‘동안’을 원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 동안을 추구하는 반면, 남성들의 동안 추구에는 사회적 중압감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위와 능력적인 측면까지 외모에 나타나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이다. 어느새 우리 사회에는 ‘자신을 가꾸는 남자가 곧 능력 있는 남자’라는 공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안의 으뜸 조건으로는 건강하고 좋은 피부가 꼽힌다. 피부톤이 밝고 모공이 작아야 하며, 주름도 없어야 한다. 이는 모두 피부 노화에 따라 잃게 되는 항목들이다. 결국, 남성도 안티에이이징 케어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성에 비해 피부 가꾸기에 미숙한 대부분의 남자들은 어떻게 해야 ‘동안’이 될 수 있을지 몰라 난감해 한다. “남성과 여성의 피부가 다르니,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이들도 많다.



젤(ZELL)피부과 박종민 원장은 “남성?여성의 얼굴 피부는 근본적으론 같다”며 “단지 호르몬과 털 같은 것들의 영향 때문에 여성과 다른 특징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피부는 호르몬 영향으로 대개 피지분비가 여성보다 많고, 수염·눈썹·구레나룻처럼 두꺼운 털이 얼굴 전체에 많아 피붓결이 거칠다. 털로 인해 늘어난 모공 때문에 여드름 같은 염증도 잘 일어난다. 하지만 “여성의 피부와 근본적인 관리법은 같다”고 박원장은 말한다.



여자들은 알고 있는 동안 필수품, 자외선 차단제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피부 관리의 기본은 보습과 자외선 차단이다. 이 두 가지만 잘 해도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세안 후 스킨, 로션을 발라 보습관리를 한다. 간과하는 부분은 자외선 차단이다.



자외선은 피부를 늙게 만드는 주범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햇빛 아래서 보내지만, 극소수만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 미국 국립자외선차단자문회의(national sun protection advisory council)가 최근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일주일 평균 36시간을 태양 아래서 보내는 반면, 여성은 10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남성의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가 여성보다 3.6배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외선에 의해 피부 손상 정도가 심해지면 피부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미국 피부암협회협회장 페리 로빈스 의학박사는 “인구통계학 자료에 따르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은 모두에게 걱정거리임이 분명하다”며 “이는 남성에게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50세 이상의 남성은 여성보다 피부암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



이를 알고 있어도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꺼린다. 등산, 골프처럼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에만 챙겨 바르는 것이 보통이다. 색소침착과 피부암 치료를 전공한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 휴잉 박사는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을 보이면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아, 남성들에게서 과도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한다. 그는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사용하면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성들, 왜 자외선 차단제 안 쓰나?



남성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이 “끈적여서” “얼굴이 하얗게 되는 백탁현상이 싫어서” “염증이 잘 생겨서” 라고 대답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여성 전용의 메이크업 제품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화장품 브랜드 키엘이 자체 연구한 결과 남성들은 빠르게 흡수되면서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멀티 기능 제품을 좋아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남성의 자외선 차단 방법에 대해 고민해온 이들은 이 같은 남성들의 기호에 맞춘 남성전용 자외선 차단제를 선보였다. 키엘 박소희 과장은 “피부 노화를 막으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남성들에게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강력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으면서도 발랐을 때 느낌이 편안한 남성 전용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부 트러블 없이 자외선 차단제 쓰려면



자외선 차단제 사용 후 여드름 같은 염증이 일어나거나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는 남성도 관리를 잘 하면 트러블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피지와 차단제가 섞여 모공을 막고 여기에 먼지 같은 더러운 물질이 붙어서다. 이때는 하루 2~3회 정도의 가벼운 세안을 통해 피부를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면 해결된다.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는 이유 또한 피부가 건조하기 때문이다. 세안 후엔 반드시 보습화장품을 충분히 바르고 그 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피부가 많이 건조하다면 로션 대신 수분크림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이미 염증이 나 있는 상태라면 염증 피부용으로 개발된 아크네(acne) 라인화장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때마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는 민감성 피부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너무 높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거나 크림타입보다는 로션타입을 고른다. 야외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지 않는다면, 차단지수는 SPF15~30정도가 적당하다. 저녁엔 찬 물로 깨끗이 세안해 피부를 진정시키고, 크림타입의 보습제를 듬뿍 발라 수분을 공급해준다.







●키엘 페이셜 퓨얼 유브이 가드 KIEH L’S Facial Fuel Daily UV Guard SPF50 PA+++



1960년대부터 남성전용 제품을 개발해온 키엘이 만든 남성전용 자외선 차단제다. 번들거리지 않고 산뜻하게 발리고 땀과 물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미국 FDA승인을 받은 ‘멕소릴 필터’가 UVA, UVB를 차단한다. 비타민C·비타민E가 들어있어 항산화 효과가 있다. 30mL 4만 6000원대.



●DTRT 스테이 쿨 크림 DTRT Stay Cool Cream



남성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DTRT가 내놓은 수분크림이다. 젤 타입으로 발랐을 때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을 주며, 바로 흡수된다. ‘워터 키핑 시스템(water keeping system)’으로 수분을 피부 속에 머금고 있게 한다. 50mL 4만8000원.



●닥터자르트 컨트롤 에이 드라잉 스팟 코렉터와 스팟 아웃 Dr.Jart+ Ctrl-A Drying Spot Corrector & Spot Out



여드름 같은 염증이 났을 때 사용하는 아크네(acne)제품이다. 컨트롤 에이 드라잉 스팟 아웃은 여드름이 빨리 곪도록 촉진해, 여드름이 커지기 전에 신속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여드름을 짜기 전에 바른다. 컨트롤 에이 드라잉 스팟 코렉터는 여드름을 짜고 난 부위에 발라 진정시켜주는 제품이다. 스팟 코렉터 10mL 3만1000원, 스팟 아웃 10mL 2만8000원.



●DTRT 프레시맨 클렌징 바 DTRT Freshman Cleansing Bar



순식물성 유지에 숯을 첨가해 만든 저자극 비누다. 약알칼리성으로 민감한 피부에 좋다. 공정의 90%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천연 숯을 그대로 넣은 것이 재미있다. 각질 제거 효과도 있어 블랙헤드가 많은 코와, 피지가 많은 T존(이마-코 부위)에 사용하면 깨끗해진다. 1만8000원.



# 도움말=젤(ZELL)피부과 박종민 원장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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