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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이슬람 온건파 정치 영토 넓혀간다

중앙일보 2012.02.28 01:24 종합 12면 지면보기
장기 철권통치 독재자들이 잇따라 쫓겨나고 있는 아랍에서 중도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무슬림형제단이 급속히 세력을 키우고 있다. 대서양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광대한 이슬람 수니파 지역에서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아랍의 봄’을 이끈 튀니지와 이집트를 필두로 모로코와 리비아에서도 형제단의 세력이 급팽창하고 있다. 여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하마스, 요르단의 강력한 야당인 이슬람행동전선, 1990년대부터 의회 주요 세력이 된 알제리·바레인·쿠웨이트·예멘의 형제단 등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독재자 쫓겨난 국가서 국정 참여 확대

 형제단은 혁명보다는 개혁을 추구하며, 엄격한 신의 규칙 대신 이슬람적 동질감이나 윤리를 더 강조한다. 이들에 밀려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자들이나 서방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이슬람 리버럴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전했다.





 1928년 조직이 처음 창설된 이집트에서 형제단은 사실상의 집권세력이 됐다. 형제단이 지난해 창당한 자유정의당은 하원(의석 47%로 제1당)에 이어 상원격인 슈라회의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자유정의당은 최근 상원 선거에서 58.3%의 지지로 선출직 180석 중 105석을 얻었다고 dpa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최근에는 국경을 넘어 아랍전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무바라크 몰락 후 이집트에서는 후세인 탄타위 장군이 이끄는 군최고회의(SCAF)가 잠정적으로 권력을 차지했다. 오는 6월 말까지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군부는 민간에 정권을 이양해야 한다. 군부와 권력을 어떻게 공유해 나갈지는 불투명하지만 의회 다수파인 무슬림형제단이 사실상의 실세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형제단의 외교자문역을 맡고 있는 에삼 알하다드는 “갑자기 우리가 모든 사람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은 전했다. 이집트 정부와 32억 달러 규모의 차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은 형제단의 동의 없이는 차관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와 IMF는 3월 중 양해각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미국 등 서방 기업들은 앞다퉈 형제단을 만나고 있다. 투자회사 JP모건, 모건스탠리와 석유가스 기업인 아파치코프, 그리고 코카콜라와 GE, GM 등이 대표단을 이집트로 보냈다. 이집트 주재 미국과 영국 대사관도 형제단 지도급 인사들을 리셉션에 초청해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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