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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에선 흰색이 튄다

중앙일보 2012.02.28 00:46 종합 26면 지면보기
귀네스 팰트로가 입은 흰색 드레스. 어깨끈에 흰 가운이 연결된 독특한 모양이다. 스타 디자이너인 톰 포드의 작품이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올해 아카데미 레드 카펫에서 가장 눈에 띄는 컬러는 흰색이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루니 마라(지방시 꾸튀르)를 비롯해 스타일에 일가견이 있다는 귀네스 팰트로(톰 포드), 밀라 요보비치(엘리 사브), 카메론 디아즈(구찌), 제니퍼 로페즈(주헤어 무라드) 등이 일제히 흰색 드레스로 시선을 모았다. 지난해 레드 카펫에서 핑크·자주·보라 등 원색 컬러 드레스들이 주를 이뤘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한 반전이었다.


귀네스 팰트로 등 많은 여배우, 화이트 드레스 선택

 ◆순수함과 카리스마=삼성패션연구소의 노영주 연구원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유행 컬러로 주목 받고 있는 것도 역시 흰색이다. 우아함·순수함·고급스러움·세련됨 등 다양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패션 디자이너 서정기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흰색을 누가 입어도 어울리는 안전한 컬러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컬러”라고 말했다. 잘못 입으면 몸이 팽창돼 보이기 때문이다.



 서씨는 “그럼에도 많은 여배우가 흰색 드레스를 선택했다는 건 그만큼 몸매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빨강 바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바로 흰색이다. 몸매에 자신만 있다면 뭇 시선을 모으는 데 흰색만큼 효과적인 색은 없다. 빨강 바탕에서 두 번째로 눈에 띄는 색은 검정이다. 허벅지까지 길게 트임이 난 검정 드레스로 주목받은 앤젤리나 졸리(아틀리에 베르사체)가 그 예다.



 ◆섹시하되 화려하지 않게=디자인에 있어선 ‘머메이드(Mermaid)’ 스타일이 유독 많았다. 머메이드 스타일 드레스란 인어공주처럼 허리와 엉덩이는 꼭 맞고 종아리부터 넓게 퍼지게 해서 몸매를 섹시하게 드러낸 옷을 말한다. 소재는 크레이프나 저지처럼 두껍게 짠 직물이 주로 사용됐다. 이들 소재는 무게감이 있어서 몸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게 특징이다.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들은 장식과 액세서리 사용을 최대한 자제했다. ‘레드 카펫 백’으로 불리는 클러치 백을 든 경우는 드물었다. 귀고리·목걸이·팔찌 중 한 가지만 한 경우가 많았고 보석도 다이아몬드가 대부분이었다. 스타일리스트 이한욱씨는 “흰색 옷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는 같은 흰색 또는 반짝이는 투명함”이라고 했다.



 ◆노년의 아름다움=유난히 노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아카데미였다. 60대 여배우들의 레드 카펫 드레스는 유행과는 무관했지만 현명했다. 특히 올해 레드 카펫을 통틀어 골드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는 아마도 메릴 스트리프(랑방) 하나였던 것 같다.



 서씨는 “스트리프가 수상을 확신한 것 같다. 골드는 65세의 여배우가 감당하기에 조금 무겁긴 하지만 반짝임 효과는 뛰어나기 때문에 오늘 의상은 그야말로 ‘수상자다운 옷’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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