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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옆 편의점, 제과점 앞 제과점 사라질까

중앙일보 2012.02.28 00:36 경제 3면 지면보기
‘젊음의 거리’라 불리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앞. 지하철 2·7호선이 지나는 이 거리에서는 10여m 간격으로 편의점을 볼 수 있다. 2호선 건대입구역을 중심으로 반경 250m 내에 15개의 편의점이 들어섰을 정도다. 세븐일레븐이 8개로 가장 많았고 GS25도 5개, 바이더웨이와 훼미리마트도 1개씩 자리 잡았다. ‘편의점의 거리’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같은 간판을 단 편의점 두 곳이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 잡은 곳도 있다.


훼미리마트, 50m 내 점포 안 내기로

 같은 브랜드를 내건 프랜차이즈 점포끼리 경쟁을 벌이는 것은 주요 상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서울 관악구의 서울대입구역 앞에도 반경 500m 내에 한 회사의 편의점이 5곳 들어서 있다. 은퇴 후 자영업을 시작하려는 베이비부머들이 너도나도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면서, 업체들이 기존 점포의 ‘제 살 깎아먹기’식으로 점포 수를 늘린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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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해 편의점 업계 1위인 훼미리마트(점포 6900개)는 “기존 훼미리마트 50m 내에는 새 가게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점포에서 100m 거리 안에 새 점포를 낼 만한 상권이 형성될 경우에는 기존 점주의 의견을 묻고, 안 된다고 할 경우 가게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백정기 사장은 “가맹점과의 신뢰가 무너지면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을 공식적으로 명문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 이 같은 거리 규정을 명문화하는 것은 훼미리마트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로 번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GS25와 세븐일레븐은 “50m 내에 자사 점포를 안 내는 것은 명문화하지 않았을 뿐 내부적으로 이미 해왔던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카페베네 측은 “지난해 신규 개설 의뢰가 들어온 매장 중 70%만 점포를 냈고 30%는 불가판정을 내렸다”며 “무분별한 입점을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입점 기준에 대해서는 “내부 방침상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기존 점포와 얼마나 가까운 곳에 열 수 있는지, 사실상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프랜차이즈 업체의 불공정행위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영업지역 침해, 매장 확장 강요와 같은 부당행위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바로 옆 점포 내기’ 현상을 가져온 것이 공정위의 책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1990년대 중반 편의점 업계 스스로 ‘기존 점포의 80m 내에는 신규 출점을 않는다’는 자율규약을 만들었으나, 99년 공정위가 이에 대해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배한다’며 시정 명령을 내려 폐기됐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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