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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을 쥐게 하라, 시장을 쥐게 되리니

중앙일보 2012.02.28 00:31 경제 12면 지면보기
삼성전자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노트 10.1’을 전격 공개했다. 태블릿PC인 갤럭시탭에 S펜을 붙여 화면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27일(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올해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의 분위기는 듀얼코어 스마트폰 성능 경쟁이 벌어졌던 지난해하고는 아주 다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MWC에서는 각사가 앞다퉈 듀얼코어폰을 소개하는 분위기였는데, 올해는 이미 쿼드코어 기술이 상당히 공개됐는데도 신기술 경쟁은 숨 고르기 한 채 다양한 방식으로 스마트 기기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2012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스마트 기기 아날로그 감성 경쟁



 대표적인 것이 최첨단 디지털기기에 적용된 아날로그 방식의 펜이다. 삼성전자가 태블릿PC인 갤럭시탭에 S펜을 적용한 ‘갤럭시 노트10.1’을 내놓은 데 이어 LG전자도 주력제품으로 펜이 달린 5인치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노트 시리즈의 장점으로 ‘감성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은 “단언컨대 전자펜은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면이 커질수록 입력 펜의 용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을 쓰는 방식의 아날로그 감성이 디지털의 새 트렌드로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써보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1에서 S펜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화면을 분할해 한쪽에는 책을 펴놓고 다른 쪽에서 필기할 수 있게 했다. 손으로 쓴 복잡한 수학 부호를 인지하는 기능도 추가해 손으로 공식을 쓰면 자동으로 결과를 계산해준다.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그리면 똑바로 보정해주는 기능도 추가했다.



LG전자가 공개한 5인치 화면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는 화면을 터치할 수 있는 고무 펜을 적용한다.


 LG전자의 ‘옵티머스 뷰’는 부드러운 터치감을 앞세운다. 터치할 때 소리가 나지 않도록 펜 끝을 고무로 만들었다. 명칭도 ‘러버 듐 펜’으로 정했다. 제품 상단의 ‘퀵 메모’ 키를 누르고 펜으로 바로 입력하는 것은 물론 메모된 내용을 공유 버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송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의 필기, 메모 기능 등이 중요해지면서 쿠키폰 이후 3년 만에 펜이 들어간 제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S펜이 일본 제품인 데 비해 LG전자는 국내 업체의 제품을 채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펜이 필수품이 될지, 거추장스러운 장비가 될지는 결국 펜으로 이용할 수있는 특화된 앱이 생활 속으로 얼마나 파고들어 가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의 펜 입력이 하드웨어 트렌드라면 참가업체들의 관심은 우군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에 쏠렸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2004년 상장에 앞서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서비스 개발에 있습니다. 단기적인 수익이 확실치 않다고 해도 이런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른바 구글식 ‘큰 판(Big Bets) 전략’이다. 작은 이익보다 아군 진영을 크게 만들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무료 개방해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휴대전화 제조사들과 한편이 됐다. 결국 세계에서 2억5000만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개통되는 성공을 거뒀다. 이번 MWC에서도 제조업체·개발자·이동통신사들이 치열한 ‘구글식 동맹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 이동통신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27일 열린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롱텀에볼루션(LTE) 시연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2.6㎓ 대역 ‘갤럭시S 2 LTE’와 ‘갤럭시탭8.9 LTE’를 단독으로 제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이나텔레콤·보다폰에 이어 세계 3위 이동통신사인 텔레포니카는 유럽 외에 중남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시연은 삼성전자의 LTE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5인치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를 야심 차게 내놓은 LG전자는 개발자들과 손잡고 ‘4대3비율 화면’의 장점을 살릴 앱 개발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 ‘다이어리 플래너’ 등 12가지의 앱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전 세계가 함께 쓰는 ‘무선 통합 커뮤니케이션(RCS)’이라는 성과물을 내놨다. RCS는 기능을 이용하면 상대방의 단말기가 켜져 있는지 등의 상태가 실시간으로 자신의 주소록에 표시된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의 개발을 위해 영국 보다폰,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 6개 통신사와 4년간 연구를 진행해왔다.



 바르셀로나=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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