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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 침침할때 병원 안갔더니…치명적 결과

중앙선데이 2012.02.26 03:05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삼성서울병원 안과 강세웅 교수에게 듣는 황반변성과 눈 건강법

‘망막’은 우리 눈이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얇은 신경 조직이다.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존재다. 이런 망막 중 노란색을 띠고 있으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황반’이다. 대개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면 황반에 변화가 온다. 눈이 침침해지거나 사물이 휘어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다. 이를 황반변성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청장년층에도 이런 질환을 앓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망막학회에 따르면 40~50대 황반변성 환자는 10년 전보다 약 9배 늘었다. 60대 후반 인구의 10%가 이 질환에 걸렸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이 병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시력을 잃어 결국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지만 말이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강세웅 교수로부터 황반변성과 눈 건강법에 대해 들었다.

 

-황반에 어떻게 문제가 생기며, 그 이유는.

“망막에는 혈관이 없다. 시야를 확보하는 데 혈관조차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대신 맥락막이라는 혈관 조직이 망막을 먹여 살린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망막과 맥락막 사이에 혈관이 새로 생기거나 염증으로 물이 차면 망막은 영양분을 받지 못해 서서히 죽게 된다. 망막의 일부인 황반도 같은 이유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황반이 필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시력을 잃게 된다.”



-황반변성이 나타났을 때 증상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눈이 점점 침침해지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앙에 검은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쪽 눈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면 더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황반변성인지 확인하려면.

“바둑판같이 가로세로 줄이 많이 그어져 있는 종이를 한쪽 눈으로만 쳐다보면 이상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무언가 휘어져 보인다면 이상이 있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달력의 숫자를 일정 거리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상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병원에 가면 된다. 혈관조영술과 안구 단층촬영을 통해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황반변성이 일어나는 원인은.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수록 눈 안에 공간이 만들어지기 쉬워 환자 수가 늘어난다. 고도 근시도 황반변성의 원인 중 하나다. 근시가 심한 사람은 망막이 얇아져 망막이 제 위치에서 떨어지기 쉽다. 특히 동양인에게 많다. 유전성도 원인으로 꼽힌다. 똑같은 환경에서 생활해도 관련 유전자가 있으면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이외에도 흡연이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도 황반변성을 일으킨다. 바깥 활동이 많은 농부나 어부, 운동선수들에게서 황반변성 발병 비율이 두세 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고령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황반변성이 진행되기 전에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 층에서 환자 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달라진 식습관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눈의 노화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진다.”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은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황반은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한번 죽으면 재생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보통 황반변성으로 한쪽 눈이 완전히 깜깜해질 때까지 별다른 이상증세를 느끼지 못한다. 예를 들어 왼쪽 눈에 황반변성이 나타났다고 가정해보자. 이상할 것 같지만 양쪽 눈을 동시에 뜨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단순히 눈이 침침하다고만 느낀다. 병원을 일찍 찾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양쪽 눈 모두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오면 이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과거에는 치료 방법이 열 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했다. 그만큼 치료 효과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항체 주사를 이용한다. 예전에는 황반변성의 진행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항체주사의 등장 이후 시력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방향으로 치료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10명 중 4명 정도에서 시력 향상이 관찰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그리고 생활 속 눈 건강법을 추천한다면.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산화작용을 늦춰야 한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낮에 외출할 때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해 강한 햇빛을 차단해줄 필요도 있다. 자외선은 황반변성의 최대 적 중 하나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노란색 계열의 선글라스가 특히 좋다. 이외에도 흡연을 피하고 운동을 자주 하자. 평소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녹황색 채소, 등 푸른 생선,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당근이나 부추가 특히 좋다. 눈에 좋은 비타민 B나 C, 베타카로틴, 아연, 오메가3 등을 따로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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