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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입점예고 의무화 조례, 대법 가나

중앙일보 2012.02.23 00:38 종합 24면 지면보기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입점 예고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도의회가 조례를 만든 뒤 양쪽은 재의 요구와 재의결, 공포 거부로 맞서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도의회는 의장이 직권으로 개정 조례를 공포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경기도는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도의회 티격태격 5개월

 갈등의 중심에는 지난해 3월 도의회가 제정한 ‘경기도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 조례’가 있다. 이 조례는 소상공인에게는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대형 유통기업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SSM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입점 사실을 개점 당일까지 숨기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자 도의회는 조례를 개정해 SSM의 입점 예고를 의무화했다. SSM이 개업하는 사실을 미리 알려 주변 상인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경기도의회의 이런 조례가 상위법(유통산업발전법)을 벗어났다고 해석했다. 지방자치법상 주민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거나 의무를 부과하려면 상위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즉시 재의를 요구했다. 도의회는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제264회 임시회에서 재석의원 94명 중 찬성 67명, 반대 26명, 기권 1명으로 조례안을 다시 의결했다.



 경기도는 재의결된 조례 공포를 거부했다. 도지사의 조례 공포 시한은 24일까지다. 도의회는 공포 시한이 지난 뒤 의장의 권한으로 조례를 공포하기로 했다. 도의회 정기열 민주당 대표는 “유통업체들이 SSM 입점 사실을 알려 주변 상인들이 정당하게 경쟁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경기도가 법률의 뒤에 숨어서 도민을 위한 정책수립을 외면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의회가 조례를 공포하면 대법원에 제소할 방침이다. 양쪽은 이미 의원 보좌관제 도입과 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을 명시한 조례를 놓고 대법원 재판을 진행 중이다.



유길용 기자



◆SSM 입점 예고제=150㎡ 이상의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입점하려면 착공 10일 전에 입간판과 안내문을 통해 이를 알리도록 하는 것. SSM이 기습적으로 개점하면서 주변 상권이 갑자기 붕괴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경기도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무화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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