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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턴 경에게 투자의 길을 묻다 ③원칙에 따른 투자

중앙일보 2012.02.21 03:20 Week& 7면 지면보기
항상 주식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만드는 게 투자 타이밍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투자 시점을 알려주는 명쾌한 해답은 어디에도 없다. 최근 주가가 올랐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래서 일단 펀드를 환매하고, 기다려 보겠다는 군중심리도 퍼졌다.


소신파 vs 소심파 … 누가 돈 많이 벌었을까

 그렇다면 현금을 들고 있는 게 상책일까. 인플레이션이 관건이다. 통계청의 품목별 소비자 물가 지수를 살펴보면, 상당수 품목의 가격은 계속해서 올랐다. 10년 또는 20년 전과 비교할 때 값이 천양지차다. 1991년엔 책 한 권을 5000원이면 샀지만 지금은 1만2000원 정도가 필요하다. 20년 전보다 140% 이상 값이 올랐다. 즉 현금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1970년부터 약 40년간 인플레를 감안한 미국의 주식과 채권, 현금의 가치를 살펴본 자료에 따르면, 70년 당시 1달러로 가정한 각각의 자산이 40년 뒤엔 주식은 6.12달러, 채권은 5.05달러로 상승했다. 반면 현금의 가치는 0.18달러로 급락했다. 결과적으로 현금 보유로 인한 실질 수익률은 경제 성장에 따른 인플레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투자자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지난 70년간 미국 증시에서 약세장 이후 수익률을 조사했더니, 약세장 이후 첫 1년간은 평균 36.7%의 수익을 올렸고, 이후 6개월 간 29.1%, 그리고 그 이후 6개월 수익률은 7.6%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싸게 사고, 장기로 보고 투자한 데 따른 보상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가 있다. 세 명의 다른 성향을 가진 투자자 A, B, C가 각자의 투자 전략에 따라 1970년부터 각각 1만 달러씩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했다고 하자. S&P500지수가 20%씩 하락할 때마다 소심한 A는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미국 국채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다시 오를 때 주식에 투자했다. 일관성 있는 B는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투자를 유지했다. 소신있는 C는 증시가 20% 하락하는 시점에 추가로 1000 달러씩 계속해서 주식에 투자했다. 약 40년 뒤, 소심한 A는 약 20만 달러를, 일관성 있는 B는 34만 달러, 소신파 C는 44만 달러의 성과를 낸다. B의 인내심과, C의 자신감이 투자에서 성공을 이끈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은 항상 흔들린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기고, 현금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시장이 반등할 때를 기다려 투자하겠다고 마음먹지만, 막상 시장이 돌아서도 그게 얼마나 가겠나 하는 ‘의심’에 휩싸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투자원칙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신문이나 방송 등 각종 매체에서 떠도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뉴스에 흔들리기 쉽다.



 투자에 대한 신념을 갖고,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실질 수익률을 추구해야 한다. 저가 매수와 분산 투자 등 오랫동안 투자의 원칙으로 여겨온 믿음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원칙’에 따라 투자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단기적인 의심들을 의심하고 장기적인 믿음을 믿는다면 최고의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안철민 프랭클린템플턴아카데미 투자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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