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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건강은 나이순이 아니잖아요 ⑤ (주)사이몬 이국로 회장

중앙일보 2012.02.20 05:00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검도 8단에 도전하는 이국로 회장이 13일 홍제동의 한 검도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수정 인턴기자]
그는 검객(劍客)이다. 50여 년간 손에서 검을 놓지 않은 백발의 노검객. 취미 생활로 시작했던 검도가 이제는 프로의 경지에 이르렀다. 검도의 달인 단계라는 공인 7단으로 승단한 지 16년째, 올해 4월 검도의 최고봉인 8단에 도전한다. 청년 검객과 검을 맞대도 뒤지지 않는 기세와 연륜이 검에서 묻어 나온다. 검도와 전통무예 등을 합쳐 무술 14단인 (주)사이몬 회장 이국로(65·남·서울 서대문구)씨 얘기다.


검도 8단 도전하는 65세 CEO…근육·폐활량은 30대

 13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검도장(원무관). 흰색 두루마기를 걸친 맨발의 이국로 씨가 매서운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봤다. 2초간 침묵이 흐르더니 “야압”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이씨의 검이 상대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상대가 방어를 했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기도 전, 두 번째 공격이 이어진다. 이씨의 검은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상대의 정면 머리와 왼쪽 어깨를 가른다.



사무실에 장검·죽도 등 10자루



이씨의 평상시 모습은 단정한 경영인이다. 40년 넘게 파이프 전문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그의 사무실(서울 당산동)에 진열된 파이프는 고작 5개다. 반면 장검은 5자루·죽도 2자루·목도 2자루·연습용 칼 1자루, 총 10자루의 검이 있다. 『무비지』, 『기오신서』등 무예와 관련된 책은 340여 권에 이른다. 자칭 ‘검도 도서관’이다.



 검도는 이씨의 건강 원동력이다. 이씨의 몸이 이를 증명한다. 또래에 비해 배가 나오지 않았다. 170㎝ 키에 70㎏ 몸무게를 유지한다. 당뇨·고혈압도 없다. 이씨는 “검도는 전신운동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 살이 찌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빨리 걷기를 1시간 하면 252㎉, 검도는 438㎉가 소모된다.



 이씨는 근육질 몸매다. 어깨·팔·등·다리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탄탄한 근육이 잡힌다. 체육과학연구원 김태완 연구원은 “검도의 기본 동작은 팔·다리뿐 아니라 몸 전체를 움직여야 하므로 잔 근육을 발달시킨다”고 말했다. 예컨대 팔을 뻗는 동작은 상완이두근·상완삼두근을, 칼을 잡는 동작은 전완근을 발달시킨다.



 이씨의 폐활량은 상당하다. 검도의 기본 동작인 ‘머리치기’는 죽도를 손으로 잡고 상대의 머리를 내려치는 동작이다. 양발을 번갈아 가며 스텝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검도 유단자도 한 자리에서 200회를 넘기기 힘들다. 하지만 이씨는 한번 머리치기 기술을 연습하면 500회를 거뜬히 넘긴다.



 이씨의 하체는 ‘무쇠다리’다. 앞발에 60%, 뒷발에 40% 힘을 나눠 발뒤꿈치를 드는 동작이 많은 검도의 보행법 덕분이다. 김 연구원은 “검도 동작은 발바닥부터 시작해 아킬레스건·다리·허리로 이어지는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서 항문을 조여준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발바닥 앞쪽 가운데 움푹 파인 용천혈(족소음신경)은 비뇨생식기 호르몬과 관련된 부위”라며 “맨발로 이곳을 자극하면 내분비기능이 강화되고 대사력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요실금·전립선 예방에 좋다.



땀 흘리며 기합 질러 스트레스 날려



이씨에게 검도는 단순한 취미 생활이 아니다. 40년 넘게 경영을 하면서 부닥친 위기의 순간, 검도는 그의 사업 조언자였다. 1980년대에 어음사기단에게 걸려 쫄딱 망하기도 했고, 1998년 공장에서 큰 불이 나 직원이 죽기도 했다. 이씨는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검도장으로 향했다. 도장에서 검을 들고 큰 소리로 기합을 지르며 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에너지를 얻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전통 무예를 복원하고 있다. ‘조선세법’ 등의 전통 무예 자세를 재현해 사진으로 찍으며 기록한다. 최근 무예인을 위한 재단도 만들었다. 올해는 꼭 검도 8단을 따는 게 목표다. 하지만 더 큰 꿈이 있다. 이씨는 “60대에 쉬지 않고 검도를 수련해 70·80대에는 누가 위로해주지 않아도 담담하게 생을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장치선 기자

사진=김수정 인턴기자





이국로 씨의 검도 수련법



■ 주 3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검도. ▶ 전신운동으로 비만 예방. 양발·양손을 골고루 움직여 좌우두뇌를 발달시킨다.



■ 검도 연습을 할 때 상대와 대적한다. ▶ 승부욕을 높인다. 순발력과 반사신경이 발달한다.



■ 뒤꿈치를 들고 뛰는 발동작 연습을 한다. ▶ 다리 근육을 발달시킨다. 발바닥을 자극해 요실금·전립선 질환을 예방한다.



■ 하루 2시간씩 무예책을 보며 한자를 찾고 베껴쓰기를 한다. ▶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인다.



■ 사무실에서 하루에 1시간씩 명상을 하며 정신통일을 한다. ▶ 스트레스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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