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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새 400만원 오른 샤넬백, 중고로 팔땐 가격이…

중앙일보 2012.02.20 00:37 경제 4면 지면보기
‘5년 만에 몸값 3배’. 금이나 은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 얘기가 아니다. 명품 브랜드 샤넬 핸드백 가격이다. 본지가 샤넬의 대표 제품인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의 최근 5년간 가격을 조사한 결과 201%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로화 환율 상승폭(20%)의 10배로 뛴 것이다. 2007년 초 203만원이던 이 가방은 현재 백화점에서 61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5년 사이 가격을 8번 올린 결과다.


5년간 201% 인상 샤넬, '은밀한' 마케팅 수법보니
‘샤테크’ 믿고 샤넬백 지르기? 샤넬 가격 인상만 도왔군요
샤넬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5년 새 203만원서 611만원으로
되팔 땐 구입가보다 비싸게 안 팔려

 이달 초에도 샤넬은 주요 제품 가격을 6~10% 올렸다.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사진)’은 550만원에서 611만원, ‘클래식 캐비어 점보’는 639만원에서 681만원으로 각각 61만원(11%)과 42만원(6.6%) 올랐다. 지난해 5월 25% 가격을 올린 지 9개월 만이다. 지난 5년간 샤넬 핸드백 가격 인하는 단 한 번 있었다. 지난해 8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후 가격을 5% 내렸다. 하지만 철폐된 관세(가죽가방 8%)와 당시 유로화 환율 하락폭(2011년 5월 대비 5% 인하)을 감안하면 생색내기 수준이었다.



 샤넬은 가격 인상을 일종의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값을 올리기 1~2개월 전부터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직원들이 “조만간 가격 인상이 있다”고 귀띔한다. 그러면 이 소식은 바로 인터넷의 명품 관련 카페나 여성패션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져간다. ‘곧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 매출은 수직 상승한다. 실제로 샤넬이 지난해 5월 가격을 올리자 그해 상반기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 샤넬 매출은 그전 해에 비해 55% 늘었다. 당시 가격을 올리지 않은 구찌의 매출 증가율은 20%였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연초부터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은 이어진다. 에르메스와 불가리가 지난달 4~5%씩 가격을 인상했고, 프라다는 23일부터 7~10% 가격을 올린다.



 샤넬의 고가 전략에는 ‘샤테크’라는 용어도 한몫했다. 이는 샤넬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지금 사두면 나중에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중고 명품업계에서는 “샤테크는 허상”이라고 지적한다. 샤넬 핸드백에 새겨진 고유번호로 제작 시점을 알 수 있어 당시 구입가보다 비싼 값에 매매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공급이 부족하지 않아 희소성 프리미엄도 없다”고 말했다. ‘샤테크’는 무리한 지출을 한 소비자의 자기위안일 뿐이라는 얘기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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