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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자랑할 만한 그린카드

중앙일보 2012.02.20 00:19 경제 12면 지면보기
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올해는 우리나라와 미국·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다. 우리 주변의 국제정치 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이 같은 정치적인 변화뿐 아니라 지구 전체를 둘러싼 환경 정책에도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미 20년 전에 지구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50여 국가의 대표가 지구정상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후변화협약을 맺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유엔개발계획(UNEP)은 지난 20년 동안 지구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돼 지구 표면의 기온은 0.4도 올랐고, 이에 따라 해수면이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녹색정책을 실천해 왔다. 이미 20년 전에 환경마크제를 도입했다. 소비자들이 녹색제품을 구매하면 자연스럽게 기업의 녹색생산이 늘어날 것을 기대한 것이다. 환경정책에 시장경제를 적용한 첫 사례다. 지난해까지 1600여 개 기업의 7800여 제품이 녹색 인증을 받았다. 미국·일본 같은 환경 선진국보다 앞선 성과다. 특히 공공기관은 지난해 녹색제품 1조6000억원어치를 구매하며 녹색소비 확산을 이끌었다.



 성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공공기관은 지난 5년간 에너지 절약 제품이나 절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418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온실가스 발생량도 276만t 줄였다. 어린 소나무 2500만 그루 심은 것과 같다. 녹색소비가 저탄소 사회를 앞당기는 길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녹색제품을 유통하는 녹색매장도 만들었다. 매장 운영에도 녹색을 도입해 조명을 저전력 LED로 바꾸고 무빙워크도 절전형 장비로 설치했다. 시범 운영 결과를 분석해 보니 녹색 할인점 한 곳이 매년 줄이는 이산화탄소 양이 600t, 녹색 백화점에서는 1000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환경마크와 공공구매, 그리고 녹색매장을 축으로 녹색제품의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3박자를 모두 갖췄다. 이 3박자의 선순환을 이끄는 것이 그린카드다. 녹색 생활을 실천하는 소비자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는 신용카드다. 세계 최초의 시도다. 전기·물·가스 사용량을 줄이면 7만 점까지, 녹색제품을 구입하면 금액의 1~5%를 포인트로 제공한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월 최대 1만원이 쌓인다. 살림에도 보탬이 되고 지구환경에도 이로우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그린카드는 불과 7개월 만에 120만 장이 발급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린카드는 녹색 생활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 실천할지 몰랐던 소비자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줬다. 120만 소비자가 이처럼 일상 속에서 녹색생활을 실천할 때, 우리가 꿈꾸는 저탄소 녹색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올해 6월 브라질 리우에서는 ‘지구정상회의(리우+20회의)’가 다시 열린다. 각국 정상을 비롯한 국제기구·산업계·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5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 퇴치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녹색 경제 전환이 시급하다고 촉구할 전망이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소비생산정책을 어느 나라보다 앞서 도입했다. 이 정책경험을 이제는 다른 나라와도 널리 공유할 때다. 이번 ‘리우+20회의’에서 우리는 그린카드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정책 콘퍼런스를 연다. 녹색사회로 가는 시작이다.



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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