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탕·볶음·스튜...신촌은 홍합 요리 격전지

중앙선데이 2012.02.18 23:49 258호 31면 지면보기
학창 시절엔 홍합탕이 홍합요리의 전부나 다름없었다. 근사한 프렌치 코스의 한 접시로 나온, 부드러운 크림소스가 얹어진 커다란 그린홍합 한쪽은 홍합이 글로벌한 음식 재료임을 새삼 깨쳐 줬다. 홍합요리를 먹을 땐 양손을 이용하면서 또 다른 홍합 껍데기가 홍합 살을 떼는 도구가 됨을 알려 준 영국 사람도 있었다.
얼마 전 여수 바닷가에 가서 홍합을 찾았더니 “홍합은 도시 사람들이 다 사 가서 오히려 바닷가에서는 귀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 신촌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니 그 말이 맞았다.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diaryr.com) 대표 이윤화


신촌에는 얼큰한 홍합탕 무한리필로 술꾼 호객을 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부터 홍합 하나로 명물이 된 이국적인 식당까지 다양한 홍합요릿집이 있다. 해리 포터처럼 마술을 못 하는 머글(인간)이 먹는 머슬(홍합)요리점, ‘머슬앤머글’은 두꺼운 냄비에 내놓는 다양한 홍합스튜와 감자튀김이 인기다. 구운 마늘과 올리브오일·서양고추를 사용한 이국적인 홍합 진국에 바게트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신촌의 오랜 명물 중국집 ‘완차이’도 빼놓을 수 없다. 빨간 고추와 홍합을 기름에 볶은 이 집의 ‘매운 홍합요리’는 너무 맵고 얼얼해 간을 전혀 하지 않은 중국식 쌀죽으로 속을 달래면서 먹게 되는데, 마치 마약 중독된 것처럼 통각의 자극을 느끼고 싶어 또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두 곳 모두 젊은이들로 넘쳐나 정신이 하나도 없는 신촌 골목 안에 있다. 잠시 20대가 된 양 신촌의 홍합 맛 기행을 즐긴다면 진상의 홍합밖에 못 드시던 정조 대왕도 부럽지 않을 듯하다.

▶머슬앤머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52-124·
02-324-5919
▶완차이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5-35·
02-392-0302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