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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서의 기적은 계속돼야 한다

중앙일보 2012.02.18 03:00 종합 30면 지면보기
장기기증은 생명 나눔이다. 희망의 씨앗을 뿌려 인명을 살리는 일이다. 기증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장 운동이 안 되는 만성 장폐색증후군을 앓던 일곱 살 조은서양은 장기기증을 받아 생명을 불씨를 되살렸다. <중앙일보 2월 17일자 1, 2면>



 은서는 뇌종양을 앓다가 뇌사 상태에 빠진 여섯 살 여자아이의 간·췌장·소장·위·십이지장·대장·비장 등 7개 장기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고 있다. 기증자 가족의 결단과 한국 의료진의 의료기술이 어우러져 탄생한 ‘은서의 기적’이다.



 문제는 이 수술이 엄밀히 따지면 법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현행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장기이식법)은 이식 가능한 장기를 간·신장·심장·폐·소장·췌도·골수·각막 등 9개로 제한하고 있다. 은서가 이식받은 7개 장기 중 위·십이지장·대장·비장 등은 법적인 이식 대상이 아니다. 뇌사자의 시체 훼손을 되도록 줄이기 위해 대상 장기를 별도로 지정하면서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이식이 많이 이뤄지던 장기를 중심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식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막아줘 장기 이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면역억제제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고 장기 적출과 보관, 운반과 이식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의료진의 이식 관련 경험도 빠르게 축적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이식이 가능해진 장기·조직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외국에선 얼굴과 손, 양다리까지 이식되고 있다. 이렇게 발달한 의료기술에 맞춰 법률이 따라가야 한다. 장기이식법이 제대로 준비가 안 돼 생명 나눔과 의학발전을 막아선 곤란하다. 2011년 12월 말 기준 2만8399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법에서 허용되지 않은 장기의 이식이 필요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한 자료조차 없다.



 기증자의 장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이 도와야 한다. 보건복지부도 장기이식운영위원회를 열어 이식 가능 장기 확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보건당국과 국회는 생명윤리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제한 없이 장기 이식이 가능하도록 장기이식법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법이 진화해 은서의 기적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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