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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사교육비, 고교생 첫 추월

중앙일보 2012.02.18 01:22 종합 8면 지면보기
지난해 중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26만2000원으로 일반고생(25만9000원)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중학생 사교육비가 일반고생을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월평균 26만원으로 늘어나
학생수 감소, 총액 줄었으나
정부 1조원 경감 대책 실패

 교육과학기술부 신익현 교육정보통계국장은 17일 “지난해 전국 1081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교육비는 총 20조1266억원으로 2010년보다 7452억원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약속한 ‘사교육비 1조원 경감’ 대책이 실패한 것이다. 이 장관은 당시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하며 “교과교실제, 방과후 교실 확대 등으로 공교육을 개선해 사교육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사교육비 총액이 7000억원 줄어든 것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전체 초·중·고생은 698만7000명으로 이전 해보다 3.4%(24만9000명) 줄었다.



 지난해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이었다. 초등생과 고교생의 사교육비는 감소했으나 중학생은 2010년 25만5000원보다 2.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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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고등학교는 학생들을 늦게까지 ‘자율학습’에 잡아놓기 때문에 중학교 때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정이 많다”며 “특히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아이의 실력과 관계없이 기대감이 커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교육을 받는 비율은 중학생이 71%로 고교생(51.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별로는 영어·수학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15만1000원으로 2010년 14만8000원보다 불어났다. 정부가 영어·수학 등 과목별 사교육비 경감을 외치고 있으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학부모들 “부담 많아졌다”=학부모와 관련 단체들은 정부 통계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사교육계에선 “정부는 사교육비를 20조원대로 발표했으나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을 감안하면 35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규모에는 유치원생이나 재수생의 사교육비가 빠져 있다. 초·중·고교생의 방과후 교육 활동비, EBS 교재비 등도 ‘사(私)부담 공교육비’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규모가 큰 어학연수비는 ‘사교육비라기보다는 자기계발 비용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집계에서 빠졌다.



 한국교총·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정부 발표대로 사교육비가 줄었다 하더라도 정책 효과라기보다는 고물가·가계부채 때문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16일 미래기획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개 토론회에서도 학부모들은 이주호 장관을 비판했다. 학부모들은 이 장관에게 “내신·논술·수능 등 복잡한 대입제 때문에 ‘죽음의 7종경기’를 치르느라 사교육이 더 늘었다”고 성토했다. 한 학부모는 “네 자녀를 기르는 동안 입시가 세 번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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