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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게…" 숨진 보성 3남매 메모의 진실은

중앙일보 2012.02.15 20:30
전남 보성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3남매 상해치사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전남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박모(43)씨의 집에서 A4 용지 크기의 메모를 여러 장 발견하고 공범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숨진 큰 딸(10)이 쓴 메모라고 보도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아이들의 엄마인 조모(43)씨가 쓴 것으로 확인됐다. 메모에는 "아픈 게 무서웠다.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날 현장 검증을 벌인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1차 부검에서 둘째(8)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첫째와 셋째(5)는 몰래 약간의 음식을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음식물은 워낙 오래 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부모 몰래 방에서 나와 냉장고 등에서 굶주린 배를 채우려고 뭔가를 꺼내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들의 어머니 조씨는 경찰에서 "금식을 이틀만 해도 힘드는데, 아이들은..."이라며 때늦은 후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기를 앓던 아이들은 지난달 23일 설날 "너무 많이 먹어 몸에 귀신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삭발·금식 당하고 체벌 받아왔다. 굶주림으로 큰 딸은 지난 1일, 둘째 아들과 셋째는 2일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목사 부부 외에 공범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교회 신도 명단을 확보하고 부목사 등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서형종 보성경찰서 수사과장은 "혹 다른 사람이 동범행에 가담돼 있는지 그렇게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목사 부부는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무 보조원으로 일하다 2002년부터 전남 진도에서 목회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5일 현장 검증을 벌이는 한편 신도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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