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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심사서 "노무현 정신은 뭔가" 질문 받자…

중앙일보 2012.02.15 01:55 종합 6면 지면보기
부산 북-강서을에 동시에 공천을 신청한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과 정진우 예비후보가 공천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 최고위원은 정장 대신 노란색 점퍼 차림으로 면접장에 나왔다. 공천심사에서 면접은 100점 만점에 20점을 차지해 이날 면접이 당락에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ㄷ자 모양의 책상에 15명의 공천심사위원이 포진하고 있다. 후보자는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의 정면을 바라봐야 한다. 13일부터 시작된 민주통합당 공천면접장의 풍경이다. 민주통합당은 ‘낙동강 벨트’에 투입할 사람들부터 공천심사를 하고 있다. 격전지인 부산지역의 공천 경쟁률은 1.5대 1.


민주당 공천심사 모범답안 외운 후보들 “노무현 정신 뭔가” 뜻밖의 질문 받자…
ㄷ자 책상 15명에 둘러싸여 피 말리는 10분 면접 테스트

 당사는 후보자들로 북적댔고, 후보자 대기실은 입사시험장 같았다. 모범답안을 정리해 놓은 페이퍼를 다시 한번 훑어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의 간판인 문재인 고문, 문성근 최고위원 등도 예외 없이 각각 13, 14일 면접테스트를 받았다. 당내 유일한 부산지역 현역의원인 조경태 의원은 “후보 구하기가 별 따기보다 어려웠던 18대 총선 땐 면접이고 뭐고 없었는데, 이젠 경선 걱정까지 해야 하니 격세지감”이라고 신기해 했다.



 면접은 1인당 10여 분 정도 걸렸다. 입장하면 1분 동안 자기소개를 하고 강 위원장이 준비시킨 3가지 질문(▶젊은이에게 희망과 꿈을 찾아줄 방안 ▶99% 서민의 아픔을 정책과 제도로 해결할 방안 ▶경제의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하면 어떤 선택을 할지) 중 위원들이 택일해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강 위원장이 준비한 비장의 질문은 따로 있었다. “노무현 정신을 정의 내려보라”는 거였다.



 ‘원조 노사모’로 불리는 문성근 최고위원에겐 어렵지 않은 질문이었다. 그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이 지점에서 나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사색을 멈추지 않고, 국가와 민족의 긴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해야 될 일들을 용감하게 실천하는 정신”이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부산진을에 출마한 김정길 전 의원과 김종윤·이덕욱 후보도 면접을 받았다. 공심위원들은 이들 3명에게 “공천탈락 시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 전 의원은 “승복하겠다”고 간단히 답했지만, 이 후보는 “당연히 제가 승리할 것이지만 승복하겠다”고 했다.



 ‘낙동강 전선’에 투입할 ‘전사’들을 선발하는 자리인 만큼 공심위원들은 면접 대상자들에게 ‘압박’뿐 아니라 “꼭 살아서 돌아오시라”는 덕담을 건네곤 했다.



전날 있었던 문재인 고문 면접 땐 공심위원들이 질문보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앞섰다니 축하한다”는 격려를 더 많이 했다고 한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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