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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휘성 외제차 어디로 갔나 했더니…

중앙일보 2012.02.15 01:29 종합 16면 지면보기
가수 휘성(30)씨가 도난당한 시가 1억4500만원 상당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2011년식).
서울 등촌동에서 중고차 매매상을 운영하는 신모(50·여)씨는 지난달 18일 대낮에 가게 앞에서 3억5000만원짜리 중고 마이바흐를 눈 뜬 채로 도난당했다. 4년 정도 같이 근무했던 중고차 딜러 임모(43)씨가 “한 손님이 마이바흐를 보러 갈 것”이라고 말해 30대 남자에게 차를 내줬던 게 화근이었다. 시승을 해보겠다던 손님 김모(33)씨는 신씨가 보는 앞에서 차를 몰고 그대로 사라졌다. 신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이미 차량은 도난 나흘 만에 ‘수출차량’으로 등록돼 인천항을 통해 홍콩으로 넘어갔다.


마이바흐 등 고급차 골라 훔친 뒤
중국·홍콩 밀반출한 일당 적발

 서울 강서경찰서는 벤츠사에서 제작한 마이바흐 등 고급 수입차 6대를 훔쳐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특수절도 등)로 김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임모(43)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체류 중인 절도단 총책 정모(54)씨 등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이 훔친 차량 중에는 유명가수 휘성(본명 최휘성·30)씨의 1억4500만원짜리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도 포함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입소문, 온라인중고차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차량을 물색한 뒤 차량 정보를 적어 해외 현지 판매총책인 정씨에게 e-메일을 보냈다. 이후 정씨가 절도 대상 차량을 정하고 돈을 송금하면, 김씨는 양모(26)씨 등에게 물색담당·바람잡이 등 역할을 나눠 ‘작업’을 지시했다. 물색담당이 고가의 차량을 점찍으면, 바람잡이가 “시승을 해보겠다” “차량 GPS를 달고 오겠다”는 등의 거짓말을 한 뒤 운전대를 잡고 그대로 달아났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들은 현재 군복무 중인 휘성씨가 자신의 수입차를 맡겨둔 후배 이모씨에게 접근해 ‘차량담보 현금대출’을 해준다며 1000만원을 주고 차를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해서 이들이 훔친 벤츠·포르셰 카레라·재규어 등 차량 6대(시가 10억8000만원)를 모두 중국과 홍콩으로 빼돌렸다.



이들은 훔친 차량이 추적되는 것을 숨기기 위해 100만원대의 폐차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관세당국에서 서류검사만 하는 관행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장씨에게 보낸 차량 관련 e-메일이 50건가량인 점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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