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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처럼 범죄 뒤집어 씌운 일진

중앙일보 2012.02.15 01:24 종합 17면 지면보기
학교 폭력을 휘두르고 금고를 훔친 일진 중학생들이 범죄 혐의를 다른 친구에게 뒤집어 씌웠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두목의 죄를 대신 뒤집어 쓰고 교소도에 들어가는 ‘조폭 영화’를 뺨치는 행태가 학교폭력을 둘러싼 범죄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후배 고물상 털어 입건된 중2
진짜 범인은 다른 친구 둘

 후배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물상 금고를 턴 광주 S중학교 학교폭력 사건을 수사해 온 광산경찰서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수사 상황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P군(14·중2)과 J군(14) 등 2명은 지난달 10일 오후 11시50분쯤 같은 학교 후배 A군(13·중1)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물상에서 500여만원이 든 소형 금고를 훔쳐 달아났다. <본지 1월 16일자 1, 8면>



 돈을 절반씩 나눈 이들은 다음날부터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을 즐겼다. 70만∼80만원 하는 유명 명품시계를 하나씩 산 뒤 수십만원 하는 노스페이스와 청바지·신발 등을 샀다. 나머지 돈은 PC방에 가거나 음식을 먹는 데 썼다. 500여만원은 3∼4일 만에 모두 탕진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모든 혐의를 L군(15·중2)에게 떠넘겼다. L군은 입건됐다. 동급생보다 한 살 많고 덩치가 큰 L군은 평소 3학년 학생들과 어울려 다니며 2학년에게 수시로 “돈을 모아 오라”고 시켰던 속칭 ‘일진’이었다. 그간 P군 등 2학년에게 돈을 빼앗은 게 미안했던 L군도 “내가 시킨 것”이라고 거짓으로 증언했다.



◆학교폭력 훈방 없이 처벌=이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학교폭력을 저지르다 적발되면 훈방조치 없이 무조건 법에 규정된 처분을 받게 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광주=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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