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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마침내 강동희 시대 … 허재·전창진 뛰어넘었다

중앙일보 2012.02.15 00:30 종합 28면 지면보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동부 선수들이 강동희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강 감독은 최소경기 우승(47경기)을 일궈냈다. 선수 시절 허재 KCC 감독에게 밀려 2인자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허재 형도 속으로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강동희 감독
2011~2012 프로농구에 ‘2인자’의 성공시대가 열렸다. 강동희(46) 동부 감독이 주인공이다. 동부는 14일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73-60으로 이기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리그 47경기(40승7패) 만의 우승이다. 역대 최단 기간 우승 신기록(종전 기록 2007~2008 동부 48경기 만에 우승)이다.

농구인생 만년 2인자 꼬리표 떼
동부, 정규리그 최소 경기 우승
“허재 형 부러워하고 있을 것”



 강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허재(47) KCC 감독에게 밀려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중앙대-기아자동차(실업농구)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안 허재가 화려한 수퍼스타였던 반면 강 감독은 그림자 역할을 했다. 둘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이때도 승자는 허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연패에 빠지지 않으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또 허 감독이 지도자로서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 우승’까지 해냈다. 강 감독은 “허재 형이 해보지 못한 걸 해서 기분이 좋다. 허재 형도 속으로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강 감독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동부는 15일 현재 40승7패를 기록 중이다.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41승, 2010~2011 시즌 KT) 경신이 눈앞에 있다. 또 이날 승리로 14연승을 달리며 SBS가 2004~2005시즌 세운 15연승 기록이 코앞에 왔다. “최다승과 최다 연승에 도전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한 강 감독을 이제는 2인자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다. 강 감독은 2009년 KT로 떠난 전창진 감독의 후임으로 동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전 감독이 틀을 잡아놓았던 동부의 ‘수비 농구’를 완성했다. 공수의 중심인 김주성에게 수비에서의 역할을 더 부여했다. 가혹하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동부의 수비는 더 단단해졌다. 동부는 평균실점이 66.7점에 불과하다. 지난달 11일에는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역대 한 경기 최소실점(41점)을 기록해 농구팬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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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있던 윤호영과 이광재에겐 쓴소리를 서슴지 않으며 채찍질을 했다. 강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기술을 키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이광재가 2년 전 상무에 입대한 후 하루 200개씩 슛을 쏘며 개인훈련을 했다고 하자 오히려 “그걸 왜 이제야 하느냐”고 다그쳤다. 이광재는 올 시즌 도중 전역해서 팀에 복귀한 후 3점 슈터로 맹활약 중이다.



 동부에는 수준급 가드로 인정받았던 박지현이 있다. 그런데도 강 감독은 프로 2년차 안재욱 등 어린 선수를 쓰면서 경쟁을 붙였다. 박지현은 올 시즌 기량발전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눈에 띄게 기량이 좋아졌다.



 동부는 주전 의존도가 높아서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우승후보로 꼽히고도 막판 체력저하로 무너졌다. 그러나 올 시즌 동부는 5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는 등 든든한 뒷심을 자랑하고 있다. 강 감독이 완성해놓은 치밀한 수비전략, 그리고 선수들 간의 경쟁구도 덕분에 동부는 한결 단단한 팀이 됐다.



 강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고 해서 멈추지 않겠다. 힘들어하는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똘똘 뭉쳐 신기록에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부산=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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