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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팀 몰리는 서귀포 … 한·중·일 윈터리그 꿈

중앙일보 2012.02.15 00:24 종합 29면 지면보기
한라산이 바라다보이는 서귀포 걸매구장. [서귀포시 제공]


‘겨울 전지훈련의 메카’ 제주도 서귀포가 ‘동북아시아 전지훈련의 메카’로 진화하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천혜의 훈련 조건을 갖춘 서귀포로 국내 프로축구단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싱가포르 등 외국 팀들도 찾아온다. 일본 프로팀만 유치하면 한·중·일 윈터리그를 만들 수 있다. 그 꿈이 무르익고 있다.

축구 전지훈련 메카의 진화



 중부지방에 50년 만의 한파가 몰아친 이달 초순, 서귀포 KAL호텔은 프로축구팀 선수들로 왁자지껄했다. 전지훈련 중인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 강원 FC 선수들이었다. 오후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온 세 팀의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꽃을 피웠다. 코칭스태프끼리 연습경기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다.



 올겨울 서귀포에서 훈련한 프로팀은 16개 구단 중 7개 구단이다. 그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서귀포에는 초·중·고 및 대학팀들이 주로 내려왔다. 서귀포를 ‘전지훈련의 메카’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설동식(52) 서귀포고 감독은 “이번 겨울에만 130여 개 팀이 서귀포를 다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9년 제주로 내려온 설 감독이 ‘전지훈련 유치’ 아이디어를 냈고 서귀포시 공무원과 주민들이 적극 협조했다. 지금은 겨울 전지훈련으로만 연 1000억원의 수입을 얻고 있고, 운동장이 부족해 오겠다는 팀을 돌려보내야 할 정도다.



 따뜻한 날씨와 해외 전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서귀포를 찾는 가장 큰 이유다.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높일 수도 있다. 겨울마다 서귀포를 찾는 수원시청 조덕제(47) 감독은 “남해도 환경이 뛰어나지만 운동장과 숙소의 접근성, 날씨 등에서 서귀포가 낫다”고 말했다. 이제 서귀포는 ‘전지훈련의 메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중·일 통합 윈터리그’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프로팀 톈진 테다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서귀포에서 훈련했다. 이임생 감독이 이끄는 싱가포르의 홈유나이티드도 지난해 서귀포를 방문했다. 아직까지 일본 프로팀들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때문에 오기를 꺼린다고 한다. 설 감독은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천연잔디 두 개면 정도가 더 만들어진다면 한·중·일 윈터리그도 충분히 해 볼 만하다. 지금의 구장 수로는 해외 프로팀들을 수용하기엔 부족하다. 시 관계자들이 윈터리그의 경제효과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호곤(61) 울산 감독도 “일본 프로팀들은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구장이 세워진다면 서귀포로 전지훈련을 오겠다고 하더라. 일본·중국팀들이 서귀포로 온다면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현재 서귀포에는 그라운드 10개 면이 조성돼 있다. 걸매구장(인조잔디구장 2개 면)과 효돈구장(인조 2개 면·천연잔디구장 1개 면)은 유소년과 대학팀들이 주로 사용한다. 시민구장·중문구장·제주월드컵경기장에 강창학구장(2개 면)까지 합하면 천연잔디구장은 6개 면이다. 각 구장이 서귀포 시내를 중심으로 2~3㎞ 간격으로 모여 있어 이동도 편리하다.



서귀포=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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