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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이젠 ‘워크 스마트’다

중앙일보 2012.02.15 00:18 경제 12면 지면보기
정광은
한국후지제록스 대표이사
임진년(壬辰年)을 맞아 기업들은 저마다 올 한 해 경영화두를 던지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까지 큰 상황이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기업 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만큼 업무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삶과 일의 균형을 찾는다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그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하기(Work Hard)’만으로도 충분했다. 오늘날의 정보경제 시대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똑똑하게 일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많은 기업이 올해 경영전략의 화두로 꼽고 있는 ‘혁신’과 ‘창의성’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워크 스마트란 말 그대로 ‘똑똑하게 일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단순한 스마트 워크 솔루션이나 디바이스를 도입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람과 공간·시스템의 세 가지 요소를 제대로 통합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먼저 사람은 조직문화를 뜻한다. 최신 디바이스를 전 직원에게 나눠주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고 생산성이 저절로 향상되거나 기업문화가 변하지는 않는다. 조직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협업과 의사결정, 정보 및 지식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공간은 동기를 부여하는 업무환경을 의미한다. 효율적인 작업 공간은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되고, 공간 혁신은 조직문화의 변화를 상징하는 역할도 한다. 최근 모바일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 새로운 업무 방식에 주목해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도록 촉진하고, 때때로 재충전할 수 있는 수평적인 공간 배치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은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업무 지원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다. 쾌적한 업무환경을 마련하고 개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장려한다고 워크 스마트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스쳐 지나가는 작은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언제나 업무에 반영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회사는 조직원 간 협업 방안과 아이디어의 피드백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필요한 정보화 기기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창의적 경영 및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기업들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일하는 것보다 장시간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듯하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19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450여 시간 더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우리나라가 아직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사회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새벽같이 출근해 상사의 지시사항에 따라 열심히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은 더 이상 직장 생활의 전범(典範)이 아니다. 그런 방식으론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을 장담하기도 어렵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이제 우리 기업들도 단순한 선언적 외침에 그치기보다 사람과 공간, 시스템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업무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조직으로 탈바꿈할 때다.



정광은 한국후지제록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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