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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화물기’ 시대 … 연료사용량 17% 줄여

중앙일보 2012.02.15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대한항공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신기종 화물기 B747-8F(왼쪽)와 B777F를 선보였다. B747-8F는 최대 134t의 화물을 적재하고 8185㎞, B777F는 최대 103.9t을 적재하고 9045㎞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화물기(B747-400F)에 비해 각각 17%, 16% 줄어들었다. [김도훈 기자]


중앙일보 그린랭킹은 업종별 맞춤 평가다. 100개 기업을 같은 잣대로 평가한 게 아니라, 12개 업종별 특성에 따라 평가지표와 가중치를 다르게 했다. 종합순위 못지않게 업종별 순위가 의미 있는 이유다. 업종별 1위에 오른 12개 기업의 고득점 비결은 무엇일까. 각 기업이 말하는 환경경영의 핵심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첫회는 운송업종 1위에 오른 대한항공이다.

그린랭킹 기업 엿보기 ① 대한항공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격납고 앞. ‘윙’ 소리와 함께 대한항공 차세대 화물기 B747-8F의 머리 부분이 위쪽을 향해 젖혀졌다. 마치 항공기가 입을 쩍 벌린 듯했다. 안에 실려 있던 검은색 벤츠 승용차가 나오더니 트레일러차량으로 옮겨졌다. 모든 과정은 항공사 직원의 버튼 조작으로 이뤄졌다.



 이날 대한항공이 새로 도입한 신형 화물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보잉사가 새로 개발한 화물전용기다. 대한항공의 기존 화물기(B747-400F)보다 길이는 5.7m, 화물적재량은 24t 늘었다. 코끼리 18마리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다. 적재량은 상용화물기 중 가장 크다. 세계에서 몸집이 가장 큰 항공기인 A380보다도 길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차세대 화물기를 도입한 데는 크기나 적재량 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연료 효율성이 높은 ‘그린 화물기’여서다. 차세대 화물기는 기존 기종보다 연료를 17% 덜 먹는다. 그만큼 이산화탄소도 적게 배출한다. 가벼운 탄소복합소재를 쓰고, 항공역학 기술을 담은 첨단 디자인을 쓴 덕분이다. 이날 B747-8F와 함께 도입된 B777F 화물기도 기존 화물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16% 높다. 대한항공 지창훈 총괄사장은 “고유가로 인해 화물운송 비용 중 기름값이 60%나 차지한다”며 “고효율·친환경 화물기로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항공업계에선 ‘환경이 곧 돈’이 된 지 오래다. 연료 효율성이 높으면 연료비를 아끼고 그만큼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이 친환경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온 이유다. 이미 여객기 부문에선 지난해 6월부터 ‘하늘 위 특급호텔’로 불리는 A380기 5대를 도입했다. A380은 승객 1인당 100㎞ 이동할 때 드는 연료 사용량이 3L에 불과하다. 웬만한 경차보다 연료가 적게 드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여객기에 이어 화물기에서도 ‘그린 항공기 시대’를 열었다.



 올해부터 도입된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도(ETS)는 이런 항공사 움직임을 더 재촉한다. EU 국가를 운항하는 모든 항공사는 정해진 탄소배출량을 초과하면 돈을 내고 탄소배출권을 사야 한다. 대한항공의 허용량은 올해 205만t이지만 내년부터는 194만t으로 줄어든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럽노선에 친환경 항공기 투입을 늘리고, 연료를 적게 쓰는 경제항로를 개발해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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