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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 개인연금 + 퇴직연금 ‘연금 3층 밥’ 쌓으면 노후 든든

중앙일보 2012.02.14 03:20 Week& 4면 지면보기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이미 300만 명을 넘어선 연금 수급자들이 노후 생활의 ‘주춧돌’로 국민연금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국민연금이 어떤 재테크 수단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인식에 따라 서울 강남의 전업주부들을 중심으로 임의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신규 임의가입자는 17만1000명으로 전년(7만5000명)보다 130%나 늘었다. 전광우(63·사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만나 우리 국민의 노후자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들어봤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말하는 은퇴 설계

김광기 기자





-국민연금이 그 큰 덩치의 자금을 어떻게 굴려 수익을 내는지 궁금하다(※국민연금은 지난달 35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 연말 400조원, 10년 후엔 1000조원으로 불어난다).



 “국내외를 망라해 어떤 연기금이나 펀드에 뒤지지 않는 좋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자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최근 3년간 우리는 연평균 7.2%의 수익률을 기록해 63조원을 벌었다. 유럽 재정위기로 전 세계 자산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해에도 2%를 약간 상회하는 수익을 냈다. 이는 주식, 채권, 해외 대체투자 등 투자처를 다변화하면서도 위험관리를 강화한 덕분이다. 특히 2008년 이후 해외 사회간접자본(SOC)과 랜드마크 빌딩 등 우량 실물자산을 싼값에 적기 매수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의 수익률은 12%(임대·수수료 수익 6%, 시가 상승 6%)나 됐다.”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여전히 채권 비중이 압도적이지 않나.



 “그렇다. 꾸준히 줄었지만 여전히 69% 선이다. 우리는 채권 비중을 5년 안에 50%대로 낮출 계획이다. 이렇게 해도 전체 기금 규모가 워낙 커지기 때문에 절대액은 늘어난다. 주식 비중은 현재 24% 선에서 5년 뒤 30% 이상으로 높아진다. 당장 올해 주식 비중이 3.8%포인트 올라가는데 이는 금액으로 12조원을 넘는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주식에 굴리는 게 불안하다는 사람도 많다.



 “우리가 국민에게 보장한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설정한 목표 수익률이 연 5~6%다. 현재 3%대까지 떨어진 채권금리로는 이를 맞출 수 없다. 투자 다변화가 꼭 필요한 이유다. 주식은 우량 기업을 골라 장기 투자하면 채권보다 높은 수익이 난다는 게 경험과 각종 연구로 입증되고 있다. 국내에서만 봐도 주식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은 12.7%로 채권(5.7%)을 크게 앞섰다.”



 -주식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투자 주식의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서두를 생각은 없지만 가야 할 방향이다. 현실적인 의결권 행사 방안에 대해 연구를 마친 상황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들의 사례를 봐도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는 기업의 성과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실증 연구들이 많다. 미국 연기금의 의결권은 1990년대 들어 본격 행사됐는데, 그 효과로 주가가 10% 이상 추가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의결권 행사에 있어 재벌개혁 등을 명분으로 정부가 개입할 것이란 우려도 크지 않나.



 “그런 일은 없어야 하기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주주권 행사는 장기 재무적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 아울러 자율적이며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존중돼야 한다. 자칫 정부 입김이 작동하는 것으로 인식되면, 해외 투자 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주주권 행사는 이미 법으로 보장돼 있는 사안이다. 관행과 풍토의 문제인데 조금씩 자리를 잡아 나가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단독으로 움직이면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민간 기금·펀드 등 다른 기관들과 연대해 ‘공동의 선’을 찾을 것이다.”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고 들었다.



 “포스코·GS·동원그룹 등 12개 국내 기업과 ‘공동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해 매칭펀드 8조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절반인 4조원을 댄다. 앞으로 이 돈으로 해외 우량 기업들을 사들이게 된다. 이미 몇 건은 성사됐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기금 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 투자법으로, 여기서 단순 주식 투자 이상의 큰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의 노후 준비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면.



 “국민연금 가입자가 2000만 명을 곧 넘지만 여전히 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분이 많다. 안전성과 물가에 연동한 실질가치 보장 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만큼 좋은 노후 대책은 없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실질 수익률은 소득에 따라 연 6~11%로 개인연금의 예정이율(약 4.5%)을 크게 상회한다. 아직 가입하지 않은 분들은 하루빨리 가입해 연금 수령에 필요한 10년을 채우길 바란다. 국민연금에 더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 ‘연금 3층 밥’을 쌓으면 우리 국민의 노후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 저소득층을 위한 연금보험료 지원제도가 곧 시행된다는데.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7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한다. 월급 125만원 미만인 1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를 위해 연금보험료의 최고 절반을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약 110만 명에게 총 2000억원의 혜택이 돌아간다.”





전광우 서울대(경제학과)와 미국 인디애나대(경영학 박사)에서 공부한 뒤 미 미시간주립대 교수를 거쳐 14년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외환위기 뒤 귀국해 경제부총리 특보와 국제금융센터 소장을 거쳐 금융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역임했다. 국제 감각과 뛰어난 영어 구사력으로 국민연금 운용의 해외 지평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아태 지역 금융투자 전문지인 ‘아시아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2011년 ‘올해의 아시아 CEO상’ 및 ‘최우수 연기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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