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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외국민선거 성공해야

중앙일보 2012.02.14 00:00 종합 33면 지면보기
송석원
경희대 교수·정치학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당은 속속 선거체제를 갖추어가고 있고 예비 후보자의 발걸음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총선 결과는 좁게는 연말 대선과 한국 정치발전에, 넓게는 동아시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물론 유권자도 이번 총선의 의미를 새삼 재음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의한 최초의 재외선거가 실시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재외국민선거는 말 그대로 외국에 거주[在外]하는 국민의 참정권 행사를 가리킨다. 따라서 재외선거는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참여의 편의성을 동시에 증진해야 하는 결코 간단치 않은 과제를 필연적으로 짊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공정성 확보와 편의성 증진이 때때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재외국민이 투표 편의성을 위해 요구하는 우편투표의 경우 공정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은 그것이 공정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전제한다. 따라서 현재의 공직선거법이 공정성 원칙에 입각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재외선거에 관한 한 출구조사를 금지해야 하는 것도 다름 아닌 공정선거를 위해서다. 선거에 출구조사가 허용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외선거의 경우 선거 기간이 무려 6일간에 걸쳐 실시된다는 점에서 출구조사가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왜곡돼 전파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편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은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투표등록방법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2월 11일 마감된 재외선거 등록이 현재 5.57%의 낮은 잠정 등록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전체 재외선거 유권자의 10% 정도가 등록을 하고 그 가운데 약 25% 내외가 실제 투표를 한다. 일본과 비교해 보더라도 5.57%라는 낮은 등록률은 실효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등록률 저조의 이유로는 재외국민의 관심 부족과 불합리한 등록 절차를 들 수 있다. 현행법상 재외선거에 참여하려면 현지 공관을 직접 방문해 선거인 등록 절차를 마친 뒤 투표기간에 다시 한 번 공관을 찾아가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따라서 등록신청기간을 연장하거나 공관의 선거담당 영사가 지역을 순회하며 등록신청을 접수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외국민의 관심을 증진시키는 노력도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 재외선거의 의미와 절차에 대한 홍보를 일상화하고, 한국 정치사회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재외국민의 모국에 대한 관심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물론 재외국민 자신도 보다 철저한 유권자 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재외선거는 곧 재외국민 역시 한국 정치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재외선거는 이제 시작이다. 낮은 등록률이 다소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재외선거 무용론의 근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대만처럼 공관이 설치돼 있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선거인과 작전지역을 이탈할 수 없는 파병군인을 대상으로 한 재외선거 방안에 대한 합의점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외선거는 공적 이익에 부합한다. 재외선거는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 변화와 일반 국민의 재외국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동포사회의 정체성 강화와 한인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재외국민도 예외일 수 없다. 선거는 정치의 꽃이고, 꽃은 개화를 기다리고 있다.



송석원 경희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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