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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깃발 올릴 시진핑의 중국 … 15억 지갑에 ‘투자 열쇠’ 있다

중앙일보 2012.02.07 03:20 Week& 4면 지면보기
금융위기 발생 후 3년이 지난 지금 세계경제는 다시 변곡점에 섰다. 유럽은 부채의 수퍼사이클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미국은 디레버리징(부채 줄이기)의 덫에 걸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출에 목숨 걸던 중국이 내수로 경제성장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세계의 모든 산업은 공급 과잉이다. 공급 과잉의 시대에는 물건 사주는 이가 왕이다. 중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9%를 기록하면서 경제 연착륙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올해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내수가 살아 움직이는 중국에 더 눈길이 간다.


올 중국 투자 키워드는 ‘신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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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정책이 시장보다 우선하는 나라다. 중국은 겉만 시장경제이지 정부의 ‘보이는 손’이 작동한다. 지난해 중국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낸 정책인 ‘자동차하향·가전하향·건자재하향’ 정책의 수혜자가 한국의 ‘차화정’(자동차·정유·화학주)이었다. 중국은 정부가 정책지원을 하는 업종이 유망 업종이고 여기에 한국 증시의 유망주도 함께 춤을 추었다. 그래서 중국에 투자한다면 시장을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 대신 중국 정부가 목을 매는 정책주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경제가 9% 성장하면 유망산업은 20~30% 성장하고 유망산업 내 잘나가는 기업은 40~50% 성장한다. GDP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하는 통신·철강·은행·화학 주 비중이 높은 인덱스형 펀드로는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다면, 한국이 1988년에 지수 1000에 도달한 뒤 다시 1000을 넘는 데 17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올해 중국에는 5년 단위, 10년 주기의 정치 지도자 교체가 있다. 제5세대 지도자 시진핑이 등장한다. 할아버지 덩샤오핑이 돈을 벌고, 아들 장쩌민이 책을 사고, 손자 후진타오가 출세했다. G2(2대 경제 강국) 반열에 올라선 증손자 시진핑의 중국은 이제 돈을 쓰는 시대에 들어선다. 중국의 미래 10년은 전 세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핫머니와의 전쟁 시기다. 돈 관리의 능력이 새로운 지도자의 필수요건이다.



 ‘인치(人治)로 통치하면 3등이고, 법치(法治)로 하면 2등, 문치(文治)는 1등’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경제의 설계사로 칭송받는 덩샤오핑의 유지를 이은 중국의 3, 4세대 지도자는 모두 이과 출신이었고, 5세대 지도자들은 문과 출신이다. 제5세대 지도자 중 주석으로 내정된 시진핑은 칭화대 법학박사이고, 총리감으로 알려진 리커창은 베이징대 경제학박사다.



 중국의 문치 20년이 10월부터 시작된다. 향후 5년 시진핑 시대에 중국 정부는 7대 신성장산업과 내수 확대에 모든 걸 걸었다. 중국의 기관에서 나오는 2012년 전략보고서의 핵심 키워드는 ‘7대 신성장산업’과 ‘신소비’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한 달을 소비 촉진의 달로 지정하고 온 국민의 소비를 장려할 계획이다.



2011년 집으로부터 시작된 소비는 차로 옮겨붙었고 이젠 패션과 여행, 음식이다. 연간 1000만 채의 집을 짓고, 1850만 대의 차를 산 중국의 다음 소비는 모피코트와 와인이다. 중국 언론은 매년 영업이익률이 40%가 넘는 ‘10대 폭리산업’을 발표한다. 지난해 1위가 화장품, 2위가 일용품, 3위가 음료였다. 그 뒤를 이은 것이 백주, 의약, 건강식품 순이었다. 바르고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 지금 중국의 ‘신소비’다.



 한국 제주도 면세점의 70%를 싹쓸이하고 전 세계 명품의 27%를 소비하는 것이 지금 중국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 불황에도 BMW, 벤츠의 영업실적은 중국 부자들 때문에 대박이 났다. 패션의 자존심 이탈리아 프라다가 중국 부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유럽이 아닌 홍콩에서 상장했다. 미국의 명품 코치, 샘소나이트도 홍콩에 상장했고 영국의 버버리가 홍콩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게 지금 중국의 소비력이다.



 값싼 노동력으로 일군 경제가 중국의 과거 30년의 역사다. 중국이 ‘꿈의 항공기’라는 에어버스 A380 비행기 한 대를 사려면 8억 벌의 와이셔츠를 만들어 팔아야 한다.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박을 냈지만 단 한 개의 제품도 미국에서 만들지 않는다. 중국에서 단돈 6달러에 조립한 것이다. 애플 고수익의 비결은 스티브 잡스뿐 아니라 값싼 중국인의 손기술에 있었다.



 이런 중국이 무서운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기자동차·신에너지·신소재·환경보호·바이오·차세대 IT·고속철도·인공위성·항공 같은 첨단장비산업을 향후 5년간 집중적으로 육성해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이 분야에 20조 위안(약 3600조원) 이상의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상하이 엑스포에서 전기자동차가 아니라 전기버스를 운행했고, 주요 도시에 하이브리드 버스가 다닌다. 지금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세계 최대 투자국이다. 이미 고속철도, 인공위성 같은 산업은 이륙을 시작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도 2단계 전략을 모색할 때다. ‘차화정’에 이은 중국투자 유망주는 중국의 ‘신소비 시대’의 도래와 ‘7대 신성장 산업’에서 수혜를 보는 업종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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