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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년의 스타일 - 47세 ‘아저씨’ 서상식씨 “불어난 허리 때문에 어떤 옷도 불만”

중앙일보 2012.02.07 03:15
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볼 만큼 센스 있게 슈트 스타일(위)과 비즈니스 캐주얼(아래)을 소화한 서상식 소방관. 평소 고민인 뱃살과 작은 키를 커버하는 스타일링으로 중년의 멋스러움을 한껏 살렸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내 옆에 누운 남자에게서 ‘아저씨’ 향기가 물씬 풍긴다. 하염없이 부풀어 오르는 뱃살과, 정수리까지 영토를 확장한 이마, 옆으로 자라는 얼굴…. 중년을 넘긴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한숨은 깊어진다. 두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솜씨를 발휘해 꽃중년으로 리폼해보는 것은 어떨까. 차승원의 우월한 유전자는 없더라도 몇 가지 스타일링 팁을 제대로 활용하면 중후한 홍요섭 같은 매력을 발산하게 할 수 있다.


‘꽃중년’ 시작은 딱 맞는 옷입기부터

종로소방서 예방과 예방팀 서상식(47) 시설 주임은 전형적인 ‘아저씨’다. 20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즐겨 입는 옷은 제복이다. 늘 바쁘고 활동적인 탓에 편안한 캐주얼을 선호한다. 의류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내 심화빈(46)씨는 서씨의 전담 스타일리스트이다. 심씨는 “작은 키 때문에 남편이 정장을 입을 때는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불어나는 허리사이즈 때문에 이젠 어떤 옷을 입혀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그런 심씨의 고민을 들은 자타공인 ‘옷 잘입는 남자’ 제일모직 전명진 과장은 “미중년이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자신의 체형을 파악하고 결점을 커버하는 지혜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씨의 깜짝 변신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바지는 허리·허벅지 중 굵은 쪽에 맞춰야



대한민국의 중년들은 대게 상체가 하체에 비해 발달된 체형을 가졌다. 키 168cm에, 허리 35인치인 서씨도 마찬가지다. 흔히 이런 경우 편하다는 이유로 큰 옷을 찾는다. 하지만 제 사이즈보다 크게 입으면 옷 무게 때문에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자세가 구부정하니 자신 없어 보이는 것은 물론 자칫 둔해 보이기까지 한다. 꽃중년 스타일링은 큰 옷을 벗어 던지고, 제 사이즈의 슈트를 고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슈트는 입었을 때 어깨뼈에서 약 1~1.5cm 가량 바깥에 어깨선이 오고, 허리는 손바닥을 펴서 넣을 정도의 여유가 있나 살핀다. 소매는 손가락을 펴고 섰을 때 중지 두 마디에 닿는 길이가 좋다. 브이존(재킷의 칼라가 만나 V자 모양을 이루는 곳)이 깊을수록 날렵하고 커 보인다. 키가 작다면 쓰리 버튼 보다는 투 버튼이나 원 버튼이 낫다. 바지는 허벅지와 허리의 상관관계를 따져 사이즈를 고른다. 굵은 허리에 맞추면 허벅지부분의 통이 남아 다리가 짧아 보이므로 반드시 줄여 입는다. 반대로 허벅지가 굵으면 사이즈를 허벅지에 맞추고 허리를 줄인다. 바지 길이는 구두 등에 바지 끝이 닿았을 때 주름이 2개 접힐 정도가 알맞다.



남성 슈트의 3대 기본 컬러는 차콜그레이(쥐색), 네이비(남색), 그레이(회색)이다. 차콜그레이 슈트는 진중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주는데, 안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연한 파스텔톤의 타이를 매면 인상이 한결 부드러워 진다. 신뢰감을 주는 네이비 슈트는 화이트 셔츠에 하늘색 타이를 매 온화한 카리스마를 표현하거나, 블루 셔츠에 붉은 계열의 타이를 매치해 젊고 센스 있게 입는다.



먼저, 서씨는 연한 그레이 컬러의 슈트를 입었다. 전 과장은 “단색 원단 대신 은은한 체크무늬의 원단으로 된 슈트를 입으면 한층 우아한 중년의 남성미를 표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날씬하고 키가 커 보이도록 시선을 위쪽으로 끄는 액세서리를 매치해 마무리했다. 브이존이 돋보이게 노란색 레지멘탈 타이(영국 전통 연대기 줄무늬를 모티프로 한 타이)를 매고, 화사하게 포켓 스퀘어를 연출했다.



멋과 격식을 잡는 비즈니스 캐주얼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비즈니스 캐주얼로 자연스러운 꽃미남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서씨는 평소 비즈니스 캐주얼을 즐겨 입지만 딱히 스타일링이란 개념이 없었다. 전 과장은 “상의와 하의를 달리해 콤비로 입을 때는 ‘상농하담(上濃下淡)’ 혹은 ‘상담하농(上淡下濃)’의 기본 연출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의가 어두우면 하의는 밝게, 상의가 밝으면 하의는 어두운 계열로 입어야 하는 스타일링 공식을 말한다. 서씨처럼 상체가 크면 상의를 어둡게 입는 게 좋다. 서씨는 은은한 네이비 체크무늬 재킷에 다리가 길어 보이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연한 그레이 색상의 바지를 매치했다. 깔끔한 블루 셔츠에 우아한 페이즐리(인도 전통문양)무늬 타이를 매자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비즈니스 캐주얼이 완성했다.



평상시에는 기존 정장 안에 이너웨어만 변화를 줘도 캐주얼한 느낌을 낼 수 있다. 개성을 살린 패턴이나 그레이, 바이올렛, 와인 같은 컬러 셔츠에 도전해도 좋다. 셔츠 위에 브이넥 스웨터를 겹쳐 입어도 포인트가 된다. 이때 셔츠와 스웨터는 바지와 같은 계열, 비슷한 명도로 맞추는 게 멋스럽다.



구렛나루로 흐트러진 얼굴선 살려 5년 젊게



첫인상은 헤어스타일에 따라 좌우된다. 서씨는 머리 숱은 많지만, 짧게 자른 머리 때문에 날카로워 보인다. 뷰티살롱 ‘바이라’의 민상 원장은 “구렛나루 하나로도 훨씬 세련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귀 옆 구렛나루는 흐트러진 얼굴 선을 살려 최소 5년은 젊어 보이게한다. 이어 민 원장은 “둥근 얼굴을 갸름해 보이도록 이마를 시원하게 드러내고 머리를 세워보는 스타일”을 제안했다. 중년 남성일수록 거울 앞에서의 10분이 중요하다. 헤어 스타일링을 할 때는 두피에 자극이 없고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한 왁스가 제격이다.



꽃중년의 마무리는 피부에서 한다. 중년 남성들은 귀찮다는 이유로 화장품을 바르지 않곤 한다. 하지만 건강한 혈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킨, 로션,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주어야 한다. 특히 남성은 면도로 피부 손상이 많아 더욱 주의한다. 건조한 피부는 10살 더 늙고 지쳐 보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아내와 함께 팩을 하고 영양크림을 발라도 좋다. 깔끔한 인상을 위한 눈썹 정리도 필수. 바이라의 오현미 원장은 “눈썹 결에서 유독 튀어나온 긴 눈썹을 잘라내고 눈썹이 끝나는 부분만 정리해도 우울한 인상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특별한 날에는 남성용 BB크림이 도움이 된다. 피부 톤을 정리해 한결 탄력 있어 보인다.



모든 변신을 끝내고 카메라 앞에 선 서씨를 본 아내 심씨는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배우 같이 멋지다”라며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다가오는 큰 딸과 둘째 딸의 졸업식에는 꽃중년 서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촬영 협조=빨질레리 헤어/메이크업=바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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