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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년의 스타일 - 48세 워킹맘 곽현미씨 “편하면서 격식 갖췄으면”

중앙일보 2012.02.07 03:10
곽현미씨의 큰 키(166cm)를 잘 살려주는 정장. 브이(V)라인을 그리는 재킷의 단추는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하고, 소매의 반짝이는 은색 원단은 지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 입던 옷이 어색해진다. 20대에 즐겨 입던 짧은 반바지와 30대까지도 소화했던 찢어진 청바지를 예전처럼 입을 수 없다. 몸과 얼굴이 이미 달라졌기 때문이다. 40대를 넘어선, 50대를 바라보는 중년 여성들의 고민이다.


실크·퍼…고급 소재로 우아함 살려

 대학생과 고등학생 아이 둘을 키운 워킹맘 곽현미(48·강남구 압구정동)씨 역시 패션이 고민이다. “해마다 옷을 사기는 사는데, 다음 해가 되면 입을 게 없다”고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 게 너무 힘들어 졌다”고 토로했다. 곽씨는 병원경영 지원업무를 하는 전문회사의 CEO다. 일을 시작한지는 10년 째고 전문 경영인이 된지는 3년이 됐다. 하루 수십 명과 인사를 나눌 정도로 만나는 사람들이 다양하고 활동량이 많다.

 

 그가 바라는 스타일은 편안하면서도 격식을 차릴 수 있는 옷이다. 그런데 전에 입던 옷들은 활동량이 늘면 금세 불편해졌고 무엇보다 오래 입질 못했다. 그는 다양한 옷차림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좋은 옷 1~2벌을 장만하기 보다는 저렴한 걸 여러 벌 구입해 입었었다. 목 주름과 팔뚝의 군살이 생기며 옷맵시가 예전 같지 않아 옷입기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졌다. 곽씨는 “늘 입던 옷조차, 어느날 거울을 보니 어울리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미쉔주의 주미선 대표는 “중년의 나이와 체형에 맞는 패션 스타일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미쉔주는 김보연, 차화연, 박원숙 같은 중년 여배우들이 선호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다. 주 대표에 의하면 ‘40대부터는 몸에 불균형이 생기는 나이’다. 40대에는 팔과 복부의 살이 늘어지고 50대가 되면 등과 허리가 굽어진다. 또 몸 전체에 살이 붙는데, 상체에 비해 하체가 부실해진다.



 이런 불균형은 디자인과 소재가 좋은 옷을 골라 입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또 옷을 고를 때 꼭 입어보고 내 몸에 잘 맞는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팔 소매가 길지 않은지, 어깨 선이 어깨보다 좁거나 넓지 않은지를 본다. 여성의 경우 내 몸보다 작은 사이즈를, 남성은 큰 사이즈를 고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미쉔주의 이현주 디자인 실장은 “나이와 스타일이 비슷한 롤모델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때 조심할 것은 무조건 유행하는 아이템이나 지금 뜨는 스타의 옷을 따라 입는 것이다. 모 브랜드의 트레이닝팬츠와 핫팬츠가 한창 유행했을 때, 한 중년 여성이 그 옷을 입은 걸 본 적이 있다는 그는 “분명 몸매가 좋았지만, 같은 옷을 입은 젊은 세대만큼 보기 좋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세도 중요하다. 반듯하게 서 있거나 허리를 세우고 단정하게 앉는 자세는 옷을 입은 사람을 더 돋보이게 한다. 적당히 긴장감이 있는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너무 편한 옷만 추구하다 보면 자세도 흐트러지게 된다.



호피 패턴 곁들여 중년룩 완성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5살 정도 어려 보일 수도 있고, 5kg 정도 살이 빠져 보일 수도 있다”고 이 실장은 설명한다. 주의해야 할 세 가지는 옷의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소재다.



 이때 디자인이란 가릴 곳은 가리고 장점은 살리는 디자인을 말한다. 중년여성들은 보통 가슴이 커 보이는 것을 꺼린다. 목이나 허리에 포인트를 주는 디자인을 고르면 전체적으로 날씬해 보이면서도 시선을 가슴이 아닌 다른 부위로 분산시켜 줄 수 있다. 피부탄력이 떨어지면서 노출을 꺼리는 것도 중년 여성의 특성이다. 특히 목 주름 때문에 목을 가리는 옷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목선이 너무 타이트하면 답답하고 뚱뚱해 보이기 십상이다. 이 때는 네크 라인에 망사나 레이스 소재가 믹스돼 피부가 살짝 비치는 옷을 고르면 답답하지 않고 우아해 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화려한 색과 프린트를 선호한다는 설이 있다. 주 대표는 “실제로 50대 중반을 넘어서면 어두운 색보다 밝은 색을 좋아하게 되고, 60대가 되면 완전히 밝은 색을 찾는다” 고 전한다. 하지만 40대까지는 아직 점잖은 느낌이 드는 블랙과 그레이, 브라운 컬러를 더 찾는다고 한다. 이런 40대의 선호색에, 포인트 색을 살짝 넣어주거나 호피 같이 강한 패턴을 적절히 매치하면 고급스러운 중년의 룩이 완성된다. 이 실장은 “호피 같은 애니멀 프린트는 40~50대가 입었을 때 더 빛이 난다”며 “대신 강렬한 패턴일수록, 최소한으로 매치하는 것이 세련된 스타일링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소재도 중요하다. 중년에게 소재란 곧 본인의 스타일과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실크나 퍼 같은 고급 소재로 우아함을 살려주는 것을 권한다. 좋은 소재는 인체에도 무해하고 옷을 입었을 때 무겁지 않다.



검은색 아래 위 옷에 빨간 재킷으로 화려함을 살렸다. 어깨 끝을 살짝 올린 파워 숄더가 팔의 라인을 매끈하게 만들어준다.
V라인 넣은 정장 재킷으로 날씬해 보이도록



 주 대표는 “40대야말로 여성의 패션이 정점을 이루는 시기”라고 말했다. 40대에 여성들은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여유가 생기며, 직장에서는 상당한 지위를 얻게 되기도 한다. 곽씨 역시 ‘사회적 지위에 맞는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게 고민이다.



 주 대표가 제안한 곽씨의 새로운 패션 컨셉트는 ‘슈트를 활용한 지적이면서도 엘레강스한 패션’이다. 슈트는 여성스러운 라인이 돋보이면서도 정장 특유의 느낌이 살아있는 것을 입는다. 색깔은 검은색과 남색을 중심으로 해 중후한 느낌을 강조하고, 여기에 밝은 색으로 포인트를 준다.



 정장을 입을 때의 키워드는 날씬해 보이는 것이다. 우선 전체적으로 브이(V)라인이 들어간 재킷을 골라 날렵하고 날씬한 느낌을 살린다. 길고 좁게 파인 앞 칼라의 브이 라인, 허리를 강조하는 재킷 뒤의 브이 라인절개선이 그것이다. 등에 V 절개선이 있으면 굽은 등을 커버해준다.



 재킷을 고를 때는 어깨와 어깨선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어깨 끝이 살짝 올라간 파워숄더 디자인도 중년의 몸에 잘 어울린다. 통통해진 팔 때문에 무너진 팔의 라인을 살짝 올라간 어깨 끝이 감춰준다.



 주말에는 캐주얼한 복장을 입는데, 이럴 땐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것’이 관건이다. 체인과 벨트 장식이 달린 시크한 트렌치코트와 블랙진, 니트가 장식된 롱부츠와 뱀피 무늬 가방 같은, 트렌디한 아이템을 고급스럽게 소화하면 된다. 색감은 은은한 브라운과 핑크 컬러를 골라 중후함을 살려준다.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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