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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 경보제? 종일 같이 있는데 신고할 수 있나

중앙일보 2012.02.07 01:26 종합 8면 지면보기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종합대책에 예방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정책은 학교 현장의 교사와 학생 입장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실성 떨어지는 대책

 김황식 국무총리는 6일 “물밑에 감춰진 모든 폭력을 들춰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종합대책은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학교와 경찰 등의 강력한 대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은 “때린 것과 싸운 것이 다른 것처럼 교사 입장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은 힘들다”며 “처벌 위주 대책보다는 ‘멈춰’ 같은 예방교육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작 학생들에게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정책도 눈에 띈다. ‘일진 경보제’는 일진지표를 만들어 학생들을 설문조사하고 일진회의 존재 여부를 주기적으로 파악해 경찰과 함께 소탕하겠다는 취지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 문재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소장은 “아이들에게 광범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미치는 일진을 조폭 다루듯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꼼짝 없이 하루 종일 일진과 함께 하는 아이들에게 117 같은 신고전화는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불가피한 사업도 있다. 두 명의 교사가 담임을 함께 맡는 복수담임제에 대해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지금도 정·부담임제를 실시 중”이라며 “교원 수를 늘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족 간의 식사시간을 늘리기 위해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이후 학원 강좌를 개설하지 말자는 대책은 사교육 업계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재정 계획도 불투명하다. 올 한 해만 3189억원이 소요되는 데 확보된 예산은 1581억원에 불과하다. 매년 3000억원대가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추경예산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만 했다.



 서울·경기 등 학생인권조례가 시행 또는 시행 예정인 지역에서는 학교 스스로 폭력 해결 등을 위한 생활규칙을 제정·운영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 방안은 학부모 동의를 바탕으로 학교 생활규범을 만들어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의 권위를 높여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행 학생인권조례에는 체벌전면금지, 소지품 검사 불가 등 내용이 담겨 있어 학부모가 이 같은 내용을 찬성한다 해도 규칙으로 제정할 수 없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학교 규칙으로 폭력 사건에 대한 처벌조항을 넣고 싶어도 조례상 금지돼 있어 불가능하다”며 “시교육청의 조례를 개정하든지 교과부가 상위 법으로 근거를 마련해주든지 지침을 내려줘야 혼란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만·이한길 기자



주요 학교폭력 대책들



2005년 1차 학교폭력예방 5개년 계획




-폭력 신고 번호 단일화 -폭력지수 개발



-피해 학생이 원할 경우 전학



2010년 제2차 학교폭력예방 5개년 계획



-등·하교 안심 알리미 서비스



-교사 연수 강화 -가해 학부모 상담 의무화



- 학교안전공제회가 치료비 부담 후 가해자에게 구상권 행사



2011년 ‘폭력·따돌림 없는 학교 만들기’ 대책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 지정



-초등학교, 외부 방문객에게 방문증 발급



-학기당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교육



-생활지도 담당교사 포상·해외연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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