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폭력 필벌 … 가해 학생 강제 전학시킨다

중앙일보 2012.02.07 01:26 종합 8면 지면보기
김황식 총리가 6일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 한 뒤 머리를 만지고 있다. [김태성 기자]


그동안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가해 학생은 봉사 정도의 징계를 받고, 피해 학생은 오히려 보복을 피해 전학을 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규정이 약하고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조항도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예방보다 사후 대책에 치중
보복 못 하게 가해자 즉각 등교 정지
치료비도 가해 부모에게 청구 가능
김황식 총리 “이번엔 반드시 고친다”



 다음 달 새 학기부터는 가해 학생에 대한 강제 전학이 도입되고, 피해 학생에 대한 ‘전학 권고’가 폐지된다. 피해자가 희망하면 상급학교 진학 시 가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가는 것도 사전에 차단하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을 6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0일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한 달 반 만이며, 2010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계획’이 나온 이후 2년 만이다.





 ◆교사·학교 권한 강화=이번 대책의 핵심은 ‘폭력 필벌’이다. 심각한 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장 재량으로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 조치를 내려 피해 학생과 격리할 수 있다. 그동안은 징계 결정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다 보니 피해 학생이 이 사이에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징계 중 하나인 출석정지 일수 제한(연간 30일)이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심각한 폭력을 저질러 출석일수의 3분의 1을 결석한 학생은 유급을 당한다. 당초 대책 중 하나로 검토된 ‘형사처벌 연령 하향’(만 14세→만 12세) 조정은 논란이 많아 이번 대책엔 담기지 않았다.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한 보호조치도 현실화했다. 피해 학생이 경찰 동행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가해 학생은 필요 시 경찰이 감독하게 된다. 관련 법령을 개정해 피해자의 치료비용을 학교안전공제회가 우선 지원한다. 또래 문화로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호루라기 친구’ 제도는 전체 중학교로 확대한다.



 학기별로 교사들과 학생의 일대일 면담이 의무화된다. 40명이 넘는 학급에 대해서는 교과 교사에게 ‘복수담임’을 맡기고 담임 수당도 지급한다. 3월부터 ▶폭력 징계기록의 학생생활기록부 기재 ▶입학사정관제 선발 시 ‘인성’ 평가항목 신설 등도 대책에 포함돼 교사들의 권한이 커진다. 학교폭력에 가담한 학생은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상급 학교 진학 시 피해 학생을 먼저 배정하고, 가해 학생은 학군에 관계 없이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 다른 학교에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폭력을 은폐하는 학교는 교장과 교사를 엄중 징계하겠다”고 덧붙였다.



 ◆학부모·사회 책임도 커져=학교별 또는 학급별로 학부모·학생이 함께 학생생활규칙을 만들어 동의서를 내는 그린카드제가 도입된다. 학교폭력 예방 약속을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겠다는 다짐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생활규칙은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선 학생인권조례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현행 법규로는 조례가 상위법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 학교에서 ‘일진 관련 신고’가 두 번 들어오면 경찰서장이 즉각 개입해 관리하는 ‘일진 경보제’가 도입된다. 폭력의 심각성과 교사에 대한 폭력 유무 등을 기준으로 정부가 학교별 ‘일진지표’도 관리한다.



 교과부는 학부모와 지역 인사를 중심으로 폭력 예방·감시를 돕는 ‘호루라기 어른’ 10만 명을 올해 중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게임 중독 규제를 위해 일부 게임에 대해 두 시간 경과 뒤 자동 종료케 하는 쿨링오프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번에 못 고치면 앞으로도 못 고친다는 심정으로 이 문제를 정말 끈질기게 챙겨나갈 각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종합대책 방향은 가해 학생 엄정 처벌과 피해 학생 보호, 교육환경 개선 세 가지”라고 강조했다.



조현숙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