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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벤틀리 컨티넨탈 뉴GT

중앙일보 2012.02.07 00:59 경제 12면 지면보기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벤틀리 뉴GT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4.6초, 최고출력 575마력, 최고속도 318㎞/h를 자랑하는 ‘수퍼카’다.


언제부터인지 신호 대기 중인 벤틀리를 보면 염치 불고하고 옆에 나란히 정차하는 버릇이 생겼다. 창문을 반만 내리고 특유의 엔진소리를 듣는다. 규칙적으로 낮게 깔리는 엔진음이 마약 같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시속 100㎞ 넘어서자 영국 귀족카 진가 나타나



 지난달 우연한 기회에 영국의 귀족승용차로 통하는 벤틀리를 시승했다. 지난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오너드라이버용 컨티넨탈 뉴GT다. 고성능 수퍼카와 장거리용 그란투리스모(GT)가 결합된 럭셔리 쿠페다.



 50m 떨어진 곳이었지만 뉴GT를 알아봤다. 요즘 아이들 말로 엄청난 ‘아우라’가 차 주변을 감쌌다. 운전대 왼편에 설치된 구멍에 차 키를 집어넣고 시동을 걸었다. ‘부릉~.’ 안에서 듣는 저음역의 엔진소리는 또 다른 생명력을 느끼게 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조심스레 가속페달을 밟으며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2억8000만원대의 가격을 의식해서다. 강변북로를 거쳐 자유로로 빠졌다. 일산을 지나 파주로 통하는 텅 빈 도로가 나타나자 12기통에 트윈터보가 달린 5998㏄ 엔진은 달리고 싶어 했다. 기어를 수동으로 돌리고 운전대에 달린 기어 레버를 조작하며 마구 내달렸다. 운전대 좌우 양쪽에 있는 기어 레버는 익숙해지면 이보다 더 편한 기어변속이 없다고 느껴진다. 다만 차로 변경 때 사용하는 방향지시등 레버가 운전대와 다소 멀어 손이 작은 동양인에겐 불편할 듯했다.



 시속 100㎞ 이하로 달릴 때 뉴GT는 반응이나 가속 면에서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시속 100㎞를 넘어 200㎞ 안팎에 도달하면 달라진다. 최고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4.4㎏·m이 말해주듯 고속에서 최대능력을 발휘하는 수퍼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뉴GT 특유의 4등식 헤드램프를 백미러로 본 앞선 승용차들이 차로 변경을 미룬 채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뉴GT에 추월을 허용했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4.6초, 최고속도 318㎞/h, 공인연비는 5.4㎞/L.



 1918년 영국에서 설립돼 롤스로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벤틀리. 2003년 독일 폴크스바겐의 일원이 된 뒤에도 여전히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벤틀리 특유의 멋은 역시 내장이다. 얼룩덜룩한 반점 하나 없는 깨끗한 컬러의 가죽, 장인이 한 땀 한 땀 꿰맸다는 가죽소파의 부드러움, 센터페시아와 글러브 박스 등에 사용된 우드 패널의 고급스러움이 럭셔리 인테리어의 극치를 보여줬다. 지난해 벤틀리는 국내에서 뉴GT 30대를 포함해 사상 최대인 102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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