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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여성 카페들 나꼼수 잇단 비판 “믿음 내려놓겠다”

중앙일보 2012.02.07 00:56 종합 16면 지면보기
진보 성향의 여성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6일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수감 중인 정봉주(52) 전 의원에게 비키니 사진을 보내자고 한 것과 관련해서다. 특히 ‘정 전 의원이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 ‘코피를 조심하라’ 등의 트윗을 올려 논란을 촉발하고도 오히려 “(사진을 올린 비키니 여성의) 생물학적 완성도에 감탄했다”는 등의 말로 남성 중심적인 마초(Macho)문화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화장~발’ 등 3개 카페로 이뤄진 ‘삼국카페’는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반쪽 진보’를 거부하며, 나꼼수에 가졌던 무한한 애정과 믿음, 동지의식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들 카페는 “나꼼수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경솔했다’고만 했어도 사태는 바로 진화될 수 있었다”며 “나꼼수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데다 자신들이 주체가 된 상황에서 문제 해결 능력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특히 “진보를 자처하는 세력마저 여성 인권에 무지하다는 현실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피를 조심하라’고 쓴 접견민원서신 사진 공개는 1인 시위의 본 메시지가 아니라 가슴을 집중 부각하며 주객을 뒤바꿨다”며 “코피 발언은 그들이 여성을 한낱 눈요깃거리로 삼고 남성의 정치적 활동에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나꼼수는 대안언론, 단순 B급 방송이 아닌 정치적 주체 중 하나로 위상이 바뀌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진정한 진보적 인사가 되려면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하는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삼국카페 회원들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비롯해 4대 강 사업 반대 집회 등에 동참해왔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전국 성인 남녀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비키니 논란’과 관련해 ‘나꼼수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42%, ‘필요 없다’는 답변이 34%였다고 이날 밝혔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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