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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백사장 모래 유실 수중방파제 세워 막는다

중앙일보 2012.02.07 00:34 종합 22면 지면보기
해마다 5~6월 사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는 덤프트럭(25.5t) 70~80대 분량의 모래를 실은 거대한 바지선이 나타난다. 이 바지선은 파라다이스호텔~글로리아 콘도앞바다에 포크레인으로 4~5시간쯤 모래를 쏟아붓는다. 해마다 평균 2800㎥의 모래가 해수욕장에서 파도에 쓸려나가 해저에 계곡처럼 굴곡이 생긴 곳을 메우는 작업이다. 매년 5000만원이라는 적잖은 비용을 들여 모래를 투입하지만 그만큼의 모래가 또 빠져나가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겨울엔 동백섬쪽, 여름엔 미포쪽
계절풍에 50여년간 절반 사라져
국토부, 492억 투입 6년내 복원

 1947년 폭 70m, 면적 8만9000㎡(약 2만6000평)에 달했던 해운대 해수욕장은 2004년에는 폭 38m, 면적은 4만8000㎡(약 1만4000평)까지 줄어들었다. 50여년 만에 백사장의 폭과 면적이 46%나 감소한 것이다. 해운대구가 1990년부터 매년 모래를 투입해 온 이유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러한 모래를 되메우는 땜질식 작업을 더는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 유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은 “올해부터 국토해양부 산하 부산해양항만청이 해운대해수욕장 복원사업을 맡아 추진하게 됐다”면서 “해수욕장 관리와 복원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6일 밝혔다.



 해운대구가 백사장 복원을 위해 10억원을 들여 ㈜대영엔지니어링에 2009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용역을 의뢰한 결과 계절풍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겨울에 동풍이 불고, 여름에는 남풍이 부는 것으로 조사됐다. 겨울철 동풍은 동백섬 쪽 모래를, 여름철 남풍은 미포선착장쪽 모래를 바닷속으로 쓸고 가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용역팀은 동백섬과 미포선착장에 수중방파제를 설치하면 모래 유실을 막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림 참조>



 문제는 사업비. 폭 40m, 길이 200m, 높이 7~8m의 수중 방파제 2곳을 설치하는데 492억원이 필요하지만 해운대구의 재정으로는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국토해양부가 수중방파제 건설비를 부담키로 하면서 백사장 보존의 길이 열렸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예산에 10억원을 백사장 복원 사업비로 편성했다. 나머지 사업비는 2017년까지 연차적으로 투입된다.



 김정연 해운대구청 건설과 주무관은 “수중방파제는 물의 흐름은 자유롭지만 모래 유실을 막는 투과성 제방이어서 모래 유실 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특히 이 시설들은 태풍과 해일의 충격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두 시간 에 빠른 속도로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되돌아 나가는 물길인 ‘거꾸로 파도’(離岸流·rip current)도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구청은 내다봤다. 배 구청장은 “해운대 해수욕장은 연간 2000만 명 이상이 찾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라면서 “정부가 모래사장 복원에 적극 나서면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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